사설-생물의 다양성 존중은 지속가능한 도시로 가는 ‘필수’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2월 19일
생물의 다양성이 존중될 때 지속가능한 도시로 갈 수 있다. 특히 하천과 나무, 그리고 숲은 생명의 원천으로 지켜지고 가꾼다면 생물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도시가 된다.
하지만 전주시는 뒤로 가는 행정을 펼치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개발을 지향하더라도 생물의 다양성은 충분히 담보해야 한다. 후대에 물려줄 도시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당장 편하고 보기 좋은 것이 아니라, 후대에 부담이 되는 도시를 물려주는 것은 이기적일 수 있다. 전주시가 연꽃으로 유명한 덕진공원 내 나무 200여 그루를 제거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길 계획이다. 덕진공원에는 느티나무와 소나무, 단풍나무 등 수목들이 숲을 이루며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명소다.
공원 곳곳에 밑동만 나무가 눈에 띄고 소나무 군락은 파헤쳐졌다. 나무 모양이 좋지 않거나 고사한 나무 50여 그루는 제거됐다. 150여 그루는 전주 만성지구 공원 등에 이식한다.
덕진공원의 호수를 외부에서도 볼 수 있도록 개방감을 주겠다는 것이다. 조망과 광장 조성에 방해되는 수목을 제거한다는 발상이다. 나무를 없앤 빈 공간에는 원형 광장과 잔디마당, 놀이마당 등을 조성하게 된다. 이러한 열린 광장 조성사업에 총 32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식한 나무가 새로운 곳에서 뿌리내리기란 쉽지 않다.
도로 가로수의 경우도 가식재 후 나무가 충분히 적응했을 때 이식을 진행한다. 덕진공원의 정체성인 공원 내 나무들이 다른 곳에서 생존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수십년간 자리를 지키며 덕진공원을 지켜온 나무들을 없앤 그 자리에 들어서는 광장과 조망권 확보로 공원을 바라보는 시민과 관광객의 만족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앞서 전주시는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도 전주천과 삼천의 버드나무 300여 그루를 잘라냈다. 생태하천협의회의 의결 또는 충분한 합의 하에 벌목을 진행해야 하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채 버드나무는 잘려 나갔다.
결국 전북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 전주시의 독단적인 벌목 등으로 시민단체와 시민의 비난과 민원이 제기되는 등 행정 신뢰가 저하됐다면서 기관 경고 처분을 내렸다.
시민들의 불만도 높았다. 버드나무 벌목과 관련 시민 설문조사에서 96.9%가 ‘시가 잘못한 일’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설문 중에 버드나무가 홍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질문에는 69.5%가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답했으며, 영향을 준다는 답변은 11.4%에 불과했다.
전주천과 삼천에 인공폭포, 야간 조명, 물놀이장 등 문화와 놀이 공간을 만들겠다는 시의 계획에도 반대 의사가 80%를 넘겼다. 응답자 88%가 친수 개발시설에 반대했으며, 95.8%는 생태하천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터넷과 SNS 등에 전주 방문을 알리기 위해 자주 노출되던 전주천·삼천의 버드나무 풍경은 향후 20~30년 후에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이젠 전주천·삼천의 버드나무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버렸다.
덕진공원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인간의 조망권 확보와 다양한 행사가 가능한 광장 조성을 위해 나무는 사라진다. 인간의 이기적 욕망을 나무의 희생으로 채워버린 셈이다.
지난 2022년까지 진행됐던 전주시의 천만그루 프로젝트는 전주천·삼천의 버드나무와 함께 벌목된 이후 덕진공원 나무의 제거와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하면서 결국 뿌리째 뽑힌 것과 같다. 프로젝트 등 사업과 정책으로 지향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생물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기 위한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행정이 펼쳐졌으면 한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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