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자전적 에세이> 교룡산성49. 어머니 별세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3월 31일
룡산성49. 어머니 별세 -2000년 8월 8일 어머니 성은 전주 이씨(李)이고, 이름은 남례(南禮)이다. 1928년 1월 1일 남원시 대산면 금성리(金城里) 교룡산 아래 금강(金岡)부락에서 전주 이씨 이한규(李漢奎)와 김복동(金福童:남원시 화정리 금녕 김씨)의 장녀로 태어났다. 그러던 1941년 태평양 전쟁이 일어나자 일제는 12세~40세미만의 미혼 여성과 독신 여성을 강제 징용하여 한국내의 군수공장에 또는 행방도 알려지지 않는 채로 남양군도나 중국 전선에 일본군의 위안부로 보냈다. 부락별로 인원을 정해 강제 동원령을 내렸다. 당시 마을에서는 그것을 ‘처녀 공출’이라고 불렀다. 처녀 공출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16세의 어린 딸 이남례를, 남원 장날이면 만나 친구로 지내던 주생면 상동리(부동부락) 김맹길(金孟吉)씨의 장남 김봉선(17세)과 1943년 2월 15일 결혼(호적상에는 1945년으로 기록)시켰다. 이리하여 우리 5남매 (옥균, 필자, 학룡:초등 4년때 사망, 학권, 옥남)가 태어났다. 그러나 결혼 5-6년째 접어들면서 조부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충격을 받은 아버지는 낮에는 농사일을 하고 밤이면 교룡산을 찾아가 백일기도를 드리며 집안에 닥친 불행을 떨치며 조부께서 이루지 못한 명당을 찾으러 산야를 헤매던 중 정신이 혼미하여 의식을 잃고 자리에 눕게 되었다. 이런 가운데 시할머니, 시어머니, 남편의 병구완과 4남매 양육에 헌신하여 집안을 일으켜 세우셨다. 그러던 2000년 8월 8일 오전 8시 57분에 심장 비대와 장폐색증으로 72세 나이로 긴 인생의 여정을 전북대 병원 입원 하루 만에 생을 마감하셨다.
나는 백두산 여행에서 돌아온 지 하루만이고, 동생 학권은 가족 유럽 여행 중이어서 임종도 못했다. 생시 효부(孝婦)와 훌륭한 어머니로서 부락상, 면장상, 군수상, 남원여고 훌륭한 어머니상, 남원문화원 선정 ‘훌륭한 어머니 상’등 지역사회에서 훌륭한 어머니로서의 덕행과 부덕을 인정받으신 분이셨다. 젊어서는 정신이 혼미한 남편 병구완과 우리들을 키우고 가르치시느라 얼마 되지도 않는 전답을 다 팔아 고생도 눈물도 많으셨지만 우리들이 성장한 이후부턴 소라, 소정, 상기 키우신 재미, 우리들 살림이 조금씩 늘어가는 것을 보신 재미, 대만 여행과 미국 버클리대와 중국 북경대학 등을 아들 따라 구경하셨고, 또 장손녀 소라가 고등학교 선생이 된 것도 보신 말년은 그런대로 행복하셨다. 그러나 어머니께서 100세에 돌아가신들 어찌 서운치 않으리오. 생시에 좀더 관심을 갖고 잘 보살펴 드렸더라면 더 오래 사셨을 터인데, 생시에 그렇게 좋아하시던 여행과 외식을 좀더 함께하지 못한 죄스러움이 문득 문득 가슴을 치고 와 뜨거운 눈물을 남 몰래 흘리곤 한다. 평생을 의지하고 살아왔던 어머니, 이제 누구와 더불어 인생의 고락을 함께하고 나의 우울과 고뇌를 애기하며 위로받을 것인가? 어머니가 안 계신 이 세상이 참으로 쓸슬하고 허전하기 그지없다. 나무가 고요히 있고 싶어 하나 바람이 그지 아니하고 (樹欲靜而風不止)하고, 자식이 부모에게 봉양(奉養)하고자 하지만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子慾養而親不待)는 고사가 더욱 절절하게 다가오는 시린 아침이다.
어머니의 선물 당신이 물려주신/ 동그란 선물/ 첫사랑 여인을 만나/ 뜨거웠던 그 밤도/ 세상을 등지고/ 손을 놓던 그 날도/ 어선가 들려오던/ 당신의 가쁜 숨결/ 아직도 이 가슴에/ 동그랗게 살아/ 팔닥팔닥 숨을 쉬고 있는/ 당신이 주고 가신 / 마지막 탯줄/ 내 영혼의 작은 방 - 졸시 「나의 심장」 전문
팔을 걷어 올리자/ 푸른 정맥이 온몸을 감고 있다// 무지개 따라/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왔던/ 저 중앙아시아 고원 위에 떠 있던/ 양떼구름 한 조각//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어머니// 전생과/ 이승을 넘어 오다// 어느 날, 덜컥/ 또 하나/ 인연의 탯줄을 달고 / 이 몸 구석구석에까지/ 내려온 당신들의 붉은 피가 / 시방, 이 몸/ 우주의 푸른 숨결로 // 영겁의 한 순간/ 온 몸을 돌고 있다. - 졸시 「탯줄」 전문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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