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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자전적 에세이> 교룡산성50. 한국현대시 100년, 그 주역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4월 14일
◆ 전북도민일보에 한국현대시 100년사 연재
2001년 3월 5일부터-2004년 7월 5일까지 전북도민일보 이영진 기자의 권유로 <김동수 교수가 바라본 한국현대시 100년사>를 매주 월요일 아침 전북도민일보에 연재하게 되었다. 1900년대 육당 최남선부터 2002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현대시사에서 비중 있게 다루어야할 시인 100인의 작품세계와 이면사를 새로운 시각에서(민족 주체와 예술미학이란 측면에서) 다루고자 하였다. 그때 첫 호에 편집자가 이 연재의 성격과 내용을 아래와 같이 소개하였다.

심금을 울리는 명시 한 편으로 한 주일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김동수 교수가 바라 본 한국현대시 100년사’를 매주 월요일 연재한다. 김동수 교수의 시평을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명시들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수험생들에게는 논문 작성에 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전북도민일보, 2001.3.5.

◆ 월간 『시문학』에 연재 중단
2002년 8월 목포해양대학에서 열린 현대시인협회 세미나에서 필자가 주제 발표를 하게 되었다. 그때 <시문학> 발행인 문덕수 시인께 말씀드려 ‘한국 현대시 100년사’를 2003년 1월부터 <시문학>에 연재하기로 하였다. 작년 전북도민일보에 연재했던 원고룰 다시 보완하여 재정리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던 그 해 7월 ‘문익환씨나 백기완씨 같은 좌파 정치인과 지역성(호남)에 치우쳐 이기반, 이병훈 시인을 다루면서 <시문학> 출신들은 좀더 다루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앞으로 집필 대상자를 시문학 출신 선배 시인들과 상의하여 선정하라는 것이었다.
자존심이 몹시 상했다. 1970~80년대 남한에서는 ‘반공’을 국시의 제일로 삼아 반공문학만이 허용되던 군사정권 시절, 그리하여 ‘통일’을 내세우면 반공법에 걸려 투옥되던 시절이었다. 이런 연유에서 그간 금기시 되어 왔던 통일지향문학을 노래한 문익환 목사와 백기완 선생 그리고 수원 출신으로 1946년 조선문학가 동맹에 가담하여 월북했으나 일제강점기 식민치하에 유랑하는 민족의 비애를 노래한 박팔양 시인을 한국현대시 100년사에서 다루어 보고자 하였다. 그러나 나의 이러한 꿈들이 보수적 성향의 기득권들에 의해 저지당해 연재를 중단하게 되었다.

난 평양으로 갈 거야 / 기어코 가고 말 거야 / -중략- / 역사를 산다는 건 / 온몸으로 분단을 거부하는 일이라고 / 휴전선은 없다 소리치는 일이라고 / 서울역이나 부산, 광주역에 가서 평양 가는 기차표를 내놓으라고 /-중략-/ 난 걸어서라도 갈 테니까 /임진강을 헤엄쳐서라도 갈 테니까 / 그러다가 총에라도 맞아 죽는 날이면 / 그야 하는 수 없지 / 구름처럼 바람처럼 넋으로라도 가는 거지
-문익환,「잠꼬재 아닌 잠꼬대」에서, 1989

징은 후려쳐 길을 내고 / 북은 쌔려쳐 저 분단의 벽/ 제국의 불야성을 몽창 쓸어안고 무너져라. / 무너져 피에 젖은 대지 위엔 / 먼저 간 투사들의 분에 겨운 사연들이 / 이슬처럼 맺히고 /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 들릴지니 /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 싸움은 용감했어도 깃발은 찢어져 / 세월은 흘러가도 / 굽이치는 강물은 안다.
-백기완,「묏비나리」(젊은 남녁의 춤꾼에게 띄우는)에서. 1980

유랑하는 백성의 고달픈 혼을 싣고 / 밤차는 헐레벌떡 달아난다/ 도망꾼이 짐 싸고 솔밭 길을 빠지듯/ 야반 국경 들길을 달리는 이 괴물이여/-중략-/ 북방고원의 밤바람이 차창을 흔든다. ~의지할 곳 없는 우리의 마음은 지금 울고 있다./~ 아아 언제나 새이려나?
-박팔양,「밤차」에서,『조선지광』, 1927

문익환 선생이 이 시를 쓴 1980년에 실제로 북한에 방문하여 김일성 주석을 만나 자주적 평화통일 문제를 논의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보안법으로 체포되었다. 백기완 선생의 「묏비나리」는 계엄법 위반으로 1979년 보안사 서빙고 분실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 후 독방 감옥의 시멘트 바닥에서 필기도구도 없이 입으로 지어 주문처럼 외우고 또 외워 내놓은 것이다. 이후 황석영 작가가 5·18 항쟁 희생자를 추모하며 이를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개사하였는데 이는 실제 백 선생의 ‘묏비나리’가 원작이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4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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