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도로의 주인은 사람이다. 자동차가 아니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4월 15일
전주시의 보행자특화거리 충경로의 스마트 포켓 주차장 설치를 두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원도심 상가의 접급성이 우선이냐, 아니면 안전한 보행환경을 갖추느냐에 대한 엇갈린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사업비 184억 원을 투입해 충경로 도로 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했다.
차로 폭을 줄이는 대신 인도를 넓히고 차량 제한속도를 기존 시속 50km에서 40km로 조정했다. 여기에 교통편의 증진을 이유로 객사 구간~동부시장 구간에 총 36면의 포켓 주차장을 조성 중이다. 차도나 인도 일부를 주차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포켓 주차장 조성에 대해 보행환경 개선과 함께 원도심 상가 접근성을 높이는 보완책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다른 입장으로 포켓 주차장 조성 사업의 전면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도 위 주차장은 보행 안전을 위협하고 시대착오적인 자동차 중심 정책이라는 것이다. 충경로는 시가 보행환경특화거리로 지정한 대표적 원도심 재생 프로젝트로 차로를 줄이고 넓힌 인도에 차량을 다시 들이는 것은 결국 시민의 공간을 빼앗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맞섰다. 또한 인도를 넓혀 가로수와 정원을 만드는 시의 도시 숲 조성 사업에도 맞지 않고, 기린대로 전주형 BRT 사업과도 충돌한다는 것이다.
특히 원도심 상가 활성화가 이유라지만, 주차장 공유나 주차권 지원 등 다른 대안에 비해 어떤 효과가 있는지 검토가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상가 활성화 대안은 공간 확대가 아니라 공간 공유이라고 주장했다. 충경로 이면도로에는 이미 주차장이 다수 존재하며, 일정 시간대를 제외하면 주차 여유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도로 위에 주차 공간을 추가할 게 아니라, 주차 공간을 공유하고 주차 할인권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나아가 인도 위 주차장 설치는 광장 기능을 약화하고 프리마켓 등 문화행사, 시민 집회 등의 공간을 줄이는 것으로 사람을 내몰고 차량을 불러들이는 조치로 봤다, 이 단체는 이와 함께 해당 구간에 주차장을 조성하면서 CCTV 관제 시설비로만 5억 3,000여만 원의 혈세를 들였다는 것을 지적했다. 실제 이 도로는 당초 계획대로 기존의 ‘차 없는 사람의 거리 축제’와 같은 행사가 열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3일 불법 계엄 이후 탄핵 정국에서 전주 시민의 광장으로 충분히 역할을 소화했다.
이 논란은 결국 민선 6·7기에 추진됐던 전주역 앞 첫마중길을 비롯한 사람 중심의 도로 정책과 관련성이 깊다. 도로는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사람을 위한다는 이유로 자동차가 도로를 점령했다. 한 번 내어준 도로를 다시 본 주인인 사람에게 돌려놓기란 쉽지 않다. 수없는 갈등과 충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로의 주인이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그럴듯한 성과를 기대하고 또다시 도로를 자동차에게 내어준다면, 그 도로는 기존 도로만 못한 자동차 길로 전락해 버릴 것이 뻔하다.
심도 있는 고민이 우선이다. 그리고 공론화를 통해 시민들의 크고 작은 목소리를 담아 보행자특화거리 조성의 본 취지에 걸맞은 결론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전주시는 ‘왜?’라는 시민의 물음에 제대로 된 답변을 내줘야 한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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