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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롱베이-김광원
신들의 휴양지에 유람선이 들어오면 신들은 자비로이 물러난다네.
여기에는 사방팔방 거울이 있다네. 거울 속을 살짝 들여다보고는 누구든 깜짝, 입을 다물지 못한다네.
호수 같은 바다에 석양이 오면 하늘의 용들은 붉은 비늘 반짝이며 꿈틀꿈틀 스르르 들어온다네.
사람들 떠나간 무량청정의 자리에 달은 하얀 입김을 뿜어내고 신들은 도포자락 흔들며 내려온다네.
각 대륙 인간희비 주고받고 나누다가 물안개 흩어지는 아침이 되면 텅 빈 그 자리, 인간에게 비껴준다네.
약력 1956년 전주 출생, 1994년 <시문학> 등단, 시집으로 『대장도 폐가』, 『불 속에 핀 우담바라』, 『있음과 없음 너머』 외, 저서로 『만해의 시와 십현담주해』, 『님의 침묵과 선의 세계』 발간, 현 종합문예지 『씨글』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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