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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벌레-강명수
밤새 별을 따다 배추 치마폭을 장식했나 보다 밤의 손가락이 늘어갈수록 우주를 동그랗게 조각해낸다 곡선으로 만들어진 이 공空판화는 누구의 작품인지 궁금하다 얼마나 작업에 몰두했는지 제 몸도 푸르게 물들어가는 줄 몰랐을 거다 배추잎과 일심동체로 삶의 흔적을 열심히 통찰해내는 저! 워커홀릭 밤하늘 별 만큼이나 아득한 또 하나의 우주를 창조해낸다 먹고 버리는 쓰레기 몸살을 앓는 지구의 둥근 몸이 안쓰러워 제 몸속에 삭힐 흔적만을 남기는 미물, 속내를 비우고 비워내서 광대무변 허공을 집삼아 살아가는 또 다른 마하보리 바람과 빗방울 나뭇잎 입술 부비는 소리 새들의 발가락 꼼지락거리는 소리까지도 훤히 들리도록 열린 감옥 한 채 텃밭에 짓는다.
약력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제133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 시집 『법성포 블루스』(2022) 김삼의당 시·서·화 공모대전 대상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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