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자전적 에세이> 교룡산성53. 제4 시집『하나의 산이 되어』를 읽고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5월 12일
산이 하는 말, 산의 숨소리 내가 김동수 시인을 좋아하는 것은 그의 인간적 진실과 성실, 그리고 따스함이다. 우선 그의 얼굴부터 그것을 훤히 나타내고 있다. 한 마디로 인상이 밝다. 언제나 덤덤한 모습, 언제나 잔잔한 미소, -그와 얘기하면 은연중에 향기가 풍긴다. 교수, 시인- 그 어느 이름을 붙여도 손색이 없다. 그의 삶으로 봐 한 마다로 산 같은 사람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 산의 이미지는 우선 높고 푸르고 강건하다. 많은 것을 포용하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덤덤하고 맑고 밝고 따스하다. 더구나 햇빛 비치는 날 바람소리도 맑다. 김동수 시인의 삶이 산과 더불어 잘 나타나 있다. 시집『하나의 산이 되어』가 그것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김동수 시인과 산과의 관계를 처음부터 따져 가자면 간단하다. 그는 산 속 마을 남원(南原)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러므로 보는 것이 산이요, 듣는 것이 산이요, 느끼는 것이 산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큰 산 지리산을 중심으로 여러 곳이 그의 시적 배경이었다. 여기에서 여러 수작(秀作)이 많이 쓰여 졌다. 그의 대표작「교룡산성」을 비롯하여「지리산에 오르면」, 「천왕봉」 , 「청솔가지」, 「꿈속에서」 등은 이미 알려진 산시(山詩)의 절창이다.
‘천 년도 더 살아 있는 능구렁이∽오늘도 피멍진 남녘의 역사 위에 또아리치고 있다 -’「교룡산성」에서 ‘밤이 되면 지리산은/ 온통 하늘로 솟아오르고/ 별들은 내려와 / 산을 덮는다’ - 「지리산에 오르면」에서 ‘그게 어느새 / 한 줌의 불길이 되어 / 칭얼대던 아이들의 잠이 될른지 / 좁은 아궁이 에서/ 한 겨울이 발버둥을 친다. - 「청솔가지 4」에서
그가 고향을 떠나 전주에 와서 살면서도 늘 산 냄새를 잊지 못했다. 전주에 와서 산을 노래한 시로서는 「남고산성에서」가 으뜸이다.
버티고 있다 / 흔들리지 않고 / 소리치지 않고 / 세월이 아우성치다 / 굳어져 버린 이 성(城)터에서 / 봄이 와도 새 한 마리 / 울지 않고 / 소리쳐도 / 천년(千年)의 긴 잠에서 아직 / 깨어날 줄 모르는데 / 칡넝쿨에 가린 성벽(城壁)의 / 이낀 마냥 푸르러 / 죽어도 죽지 않고 / 살아도 살지 않는 / 이 막막한 세월이여 - 「남고산성에서」 일부
그의 시에서는 한갓 산의 모습만 그리지 않고 그 속에 담긴 정신(역사적 향기)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위의 시에서 보는 대로 그의 시법(詩法)도 뛰어나 있음을 볼 수 있다. 산성(山城)의 이미지를 첫 연에서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흔히 산을 노래하게 되면 산의 외관, 즉 경관을 노래하기 마련인데, 김동수 시인의 경우는 단순한 외관만 뎃상하지 않는다. 산의 깊은 세계를 더 많이 훑어 내어 생활과 접목시킨다. 그렇게 되는 데는 그의 남다른 감성과 깊은 심안(心眼)으로만 가능하다. 이것이 다른 자연 송가(頌歌) 시인과 다른 점이다. 요사이들 시가 무슨 현실고발이니 내면의식 탐구니 하여 이해도 할 수 없는 별의별 시가 나오고 있는 이때 김동수 시인의 산시(山詩)『하나의 산이 되어』는 우리 시단에 새로운 의미를 던져 주고 있다. 산과 같은 신선함을 주고 있다. 이러고 보면 김동수 시인은 산을 노래한 귀한 시인이다. 우리 시단에 산(山)을 노래한 시인도 많지만 그처럼 산에 목숨을 걸고 집중적으로 노래한 시인도 드물다. 그런 의미에서 김동수 시인은 산을 노래한 특별한 시인이다. 다시 한 번 산시집(山詩集) 출간을 축하한다. (2003년 3월, 성신여대 이성교)
시인은 산에 살고, 산은 시인의 가슴에 청솔가지, 유년의 산에 대한 몇 가지 기억- 유년의 꿈은 아름답다. 자랑처럼 한 짐 짊어지고 내려오는 청솔가지에는 모진 겨울에도 푸르름을 자랑하는 소나무에 대한 아픈 추억과 그리움이 있다. 어린 시절 어깨에 짊어지고 내려오는 것은 가족의 추위를 녹여 줄 한 아궁이의 군불감이 아니라 작은 동산이다. 시인은 그 작은 동산을 집에다 가져다 놓고 그것이 땔감이 되어 아궁이를 덮히고 연기가 되어 다시 제가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가슴에 산을 담는다.~그 산이 때로는 무지개가 되었다가, 때로는 어린 시인의 등을 떠밀며 우뚝 솟아 일어나라고 등을 토닥여 주는 아버지가 되기도 한다. (최정주의 해설 중에서)
눈물이 되었다가 / 안타까움이 되었다가/ 시를퍼들 그게 어느새 / 한 줌의 불길이 되어/ 칭얼대던 아이들의 잠이 될는지/ 아늑한 꿈이 될는지/ 좁은 아궁이에서 한 겨울이 발버둥 친다. (「청송가지3」 전문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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