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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룡산성54. 제5 시집 『그리움만이 그리움이 아니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5월 19일
문학평론가로 활발한 글쓰기를 보여 온 김동수(백제예술대학교 영상문예과) 교수가 최근 2권의 시집을 들고 나타났다. ‘하나의 山이 되어’와 ‘그리움만이 그리움이 아니다’가 바로 그것이다. 두 권의 시집은 작가에게 각각 세 번째와 네 번째 시집이라는 의미를 준다. 지난 88년첫 시집 ‘하나의 창을 위하여’를 발표한 지 꼬박 15년 만에 선보인 그의 시집에 반가움이 앞선다.
평론가로서 다른 작품들의 비평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틈틈이 메모해두었던 시들이지만 이제야 자신의 정서를 내보이는 것은 그간의 시작(詩作)에 소홀했던 후회가 묻어 있다. 하지만 비평가로서의 그의 시각과 기준도 이번 시집에서는 한몫 담당하고 있다. “시는 세속성에서 벗어나 인간 고유의 정신이 깃들여야 생명력이 있다”고 말한다. 그의 4번째 시집 ‘그리움만이 그리움이 아니다’는 어머니를 여읜지 3개월 만에 두 딸마저 출가시키며 겪은 그의 고통과 그리움을 그리고 있다.
한편 그의 시집 출판기념회가 다음달 7일 전주 서신동 지리산 빌딩에서 한국미래문학연구원 주최로 열린다. 특히 이번 출판기념회에서 김동수 교수의 시 5편을 백제예술대학 컴퓨터그래픽과 학생들이 애니메이션으로 시화해 상연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또 울산의 정일근 시인이 김동수 교수의 시세계에 대한 특강도 겸한다. 김동수교수는 원광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U.C 버클리 객원연구원, 캘리포니아 국제문화대학 초빙교수로 활동한 바 있다. 전북문화상, 한국비평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논저 ‘일제침략기민족시가연구’ 시평론집 ‘한국현대시의 생성미학’이 있다,
- 전라매일 이상규 기자, 2008년 10,28)

로구부러져 있을까 / 너에게 가는 길이 // 잠이 오지 않은 밤 / 너를 따라 온 길들이 / 뒤따라 온 길들을 구부리고 있다. // 기억 속의 길들은 희미하고 / 내일의 문 앞에 서 있는 길들도 / 안개 속에 묻혀 있다.// 왜 사니? // 저보다 무거운 그림자가 끌리지 않아 / 내 안에 너를 가두지 못한 밤 / 네가 그리운 날에는 네가 오지 않는다.//-중략- / 네가 오지 않는 날 // 웃자란 그것들이 어느새 / 너에게 가는 길을 덮고 있다.
-졸시, 「너에게 가는 길」 에서

주객(主客)의 분리에서 오는 시인의 슬픔은 ‘기억 속의 길들은 희미하고 / 내일의 문 앞에 서 있는 길들도 / 안개 속에 묻혀 있다.’고 탄식합니다. 그리고 또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왜 사니?’ 저는 이 3음절 앞에 그만 가슴이 멍멍해집니다. ‘왜, 사니?’ 이 질문은 시인이 자신에게 던진 질문일 수도 있으며 시를 익은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과연 우리는 왜 사는 것일까요? 인생의 끝은 이별이라는 비밀을 다 알고 있는데도 우리는 왜 사는 것일까요? 그것도 그렇게 아파하면서, 그리워하면서 사는 것일까요? - 정일근 시인의 해설 중에서

새벽달 하나 /서편 하늘에 떠 있다. // 새벽달 같은 내 마음 하나/ 홀로 떠서
// 눈감지 못한 새벽을 // 지키고 있다. -졸시, 「달밤」전문

그리움만이 그리움이 아니다/ 너를 잊고 지낸 그 모든 시간들/ 이제 잡을 수 없는 슬픔이다/ 너에게 갈 수 없어/ 먼 산을 감고 돌아 마른 들녘을 내달리는/ 강물처럼, 그러다가/ 망연히 길을 잃고 너를 놓쳐버린/ 지난 내 삶의 나날들/ 그것들이 어디에서 무엇이 되어/ 어디로 흘러간다 한들, 그러다가/ 널 잊고 혼자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다 한들/~/ 어찌 그리움만이 그리움이다더냐/ 너에게 가지 못해 길을 가다 길을 잃어버린/ 그 모든 흔적의 시간들 / 너를 잊고 산다는 건 또 하나 네가 남긴 / 그리움의 흔적이 아니겠느냐
-졸시, 「그리움만이 그리움이 아니다」 전문

아름다운 눈물을 가진 백제의 사내 김동수 선생님을 만나며 저는 제비꽃이 생각나지요. 봄이 오면 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키 작은 제비꽃, 선생님의 시는 그 제비꽃처럼 늘 낮은 곳에서 눈물로 보석을 빚고 있는 것이지요. 특히 어머니에 대한 시인의 순도 높은 사랑은 김동수 선생님이 얼마나 아름다운 눈물을 가진 ‘백제의 사내’인지 가슴 뜨겁게 알 수 있지요. 제비꽃의 꽃말이 겸양인 것처럼 낮은 곳에서 제비꽃처럼 피는 이 쓸쓸한 시편들, 그러나 선생님의 시는 제비꽃들이 피어 이루는 봄 들판처럼 참 눈부신 세월의 노래인 것이죠.
-안도현(시인)

‘그리움’과 ‘꿈’의 시인 김동수, 그가 아직도 소년과 같은 천진하고 무구한 시심과 여린 가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촉촉한 모성적 언어로 세상과 삶에 대한 열망과 사랑을 노래하고 있어, 그의 시를 읽다 보면 어느새 때묻지 않는 어느 처녀림에 발길이 머물게 된다. 그 처녀림엔 숙명적인 어둠 속에서 싹을 틔웠으나 언제나 수직으로 서서 순명의 자세로 하늘을 우러르는 나무가 있다. 그는 나무이면서 숲을 꿈꾼다. 여기서 삶의 존재 방식에 대한 그의 철학을 만나게 된다. 감성적인 언어와 철학적 인식이 함께 어우러진 진경을 이 시집을 통해서 접히게 된다. -복효근(시인)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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