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재탕·삼탕·맹탕’ 공약 말고, 진짜 ‘희망의 약속’을 바란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5월 20일
대통령선거는 대한민국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대한 정치 이벤트이다. 그러나 국가 전체의 거시적 정책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민 개개인의 삶의 무게, 그리고 지역의 운명이 달린 공약들이 진정성 있게 다뤄져야 한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와 같은 비수도권 지역에게 있어 대통령선거는 단순한 투표 행위가 아닌 ‘삶의 미래를 걸고 던지는 선택’이다. 그만큼 도민들의 열망은 절실하다.
하지만 이번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주요 후보들의 전북 관련 공약들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재탕·삼탕’에 이어 ‘맹탕’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실질적인 변화와 희망을 담보할 수 없는 공약들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온다. 대표적인 예로 새만금을 꼽을 수 있다.
1987년 처음 사업이 구상된 이후, 3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새만금 사업은 전북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24조 원 이상이 투입되었음에도, 산업단지 입주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매립률도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사업 지연과 투자 유치 난항,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잦은 정책 변경이 겹치면서 도민들은 실망을 넘어 냉소에 이르고 있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새만금 대규모 투자’, ‘글로벌 복합단지 조성’ 등의 공약은 이제 설득력을 잃은 지 오래다.
문제는 새만금뿐만이 아니다. 최근 불거진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 공약도 혼선을 낳았다. 전북과 충북, 두 지역에 동일한 유치 공약을 내건 후보의 행보는 지역 간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 이는 공약이 정책의지가 아닌 단순한 표심 경쟁의 산물이 아니냐는 비판을 낳고 있다. 유치 가능성, 행정 절차, 예산 배정 등 아무런 구체적 근거 없이 발표된 공약은 신뢰를 얻을 수 없고, 결국 도민을 우롱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전북의 현실은 심각하다. 인구는 지난 20년간 약 30만 명 가까이 줄었고,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은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도내 청년층의 순유출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며, 고용률과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역시 전국 평균에 못 미친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사업과 계획이 있었지만, 그 성과는 미미했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단기적인 유치성 공약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도민들이 원하는 것은 ‘진정성’이다. 특별자치도라는 법적 지위가 부여된 만큼, 전북이 실질적인 자율과 권한을 갖고 산업과 교육, 정주 여건을 통합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 2차 이전 시 전북 몫을 명확히 보장하고, 항공·탄소·수소 산업 육성에 있어 실질적인 기술개발 예산과 기업 유치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또, 새만금 국제공항과 신항만 등 핵심 인프라 사업의 예산과 착공 일정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신뢰를 얻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지역의 미래는 ‘공약’ 한 줄이 아니라 ‘실행’으로 만들어진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라면, 전북의 현장을 찾아 도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그 절박함을 정책에 녹여내야 한다. 공약은 단순한 약속이 아닌 ‘정치적 계약’이다. 그것이 깨질 때 국민의 신뢰는 무너지고, 지방은 다시 외면당한다.
다가오는 대통령선거는 지역균형발전의 분수령이 되어야 한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이제껏 소외되어온 지역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과 과감한 자원 분배가 필요하다. 그리고 전북은 그 시험대의 최전선에 서 있다. 그러한 전북 도민의 갈망은 곧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열쇠이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여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5월 20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오피니언
가장 많이본 뉴스
기획특집
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