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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농사철 시작, 풍년만큼 중요한 ‘농촌 안전’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5월 29일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됐다. 논밭마다 바쁜 손길이 분주하고, 이른 새벽부터 들리는 경운기 소리가 다시금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농민들은 올해도 풍성한 결실을 바라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이 시기는 동시에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우리 농촌의 현실을 감안할 때, 농기계 사고와 낙상, 온열질환 등으로 인한 피해는 해마다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풍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야 할 것은 농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전’이다.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농업 관련 안전사고는 꾸준히 1만 건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농기계와 관련된 사고다. 특히 경운기, 트랙터, 콤바인 등 대형 농기계를 다루다 발생하는 전복 사고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농기계는 조작 미숙이나 정비 불량, 안전장비 미착용 등으로 인해 오히려 ‘위험의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이는 고령 농업인의 증가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농가 인구의 평균 연령은 67세를 넘어섰고, 70대 이상 고령 농업인의 비중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고령일수록 기계 조작 능력이나 순발력이 떨어지고, 사고 시 회복도 더딜 수밖에 없다. 실제로 농기계 사고로 인한 사망자의 대다수가 65세 이상 고령자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농촌에서의 안전사고는 단순히 개인의 불운이나 부주의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계절적 특성과 인력 구조, 장비 환경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체계적인 예방 대책과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와 농협, 지역 사회는 농사철 전·후로 농기계 안전교육과 정비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농기계 사용 전 점검 항목을 알기 쉽게 정리한 매뉴얼을 보급하고, 실습 중심의 교육을 통해 고령 농업인들이 장비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가정이나 마을 단위에서의 ‘안전 문화’ 정착도 중요하다. 단순한 수칙 교육만으로는 실제 현장에서의 행동을 바꾸기 어렵다. 마을 방송이나 현수막, 마을 이장이나 리더를 통한 지속적인 안내와 점검이 이뤄져야 하며, 사고 경험이 있는 농민들의 사례를 공유하는 것도 경각심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기온 현상도 주의가 필요하다. 봄철이라 하더라도 갑작스러운 고온 현상이나 일교차는 온열질환과 탈수 증세로 이어질 수 있다. 바깥에서 장시간 일하는 농민들의 경우 모자와 긴 소매 옷,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수이며, 일정한 간격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 중인 농촌 안전보험, 농기계 종합보험 등의 가입 확대도 시급한 과제다. 아직까지 많은 농민이 절차상의 번거로움이나 비용 문제로 인해 이러한 안전망에서 소외되어 있다. 각종 지원 사업과 연계하여 보험 가입을 유도하고, 사고 발생 시 실질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체계적인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 농촌은 매년 반복되는 재해와 불확실한 시장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국민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그 노력과 땀이 안전 위에 서 있지 않다면, 풍년의 기쁨은 온전히 누릴 수 없다. 농민의 생명과 건강이 지켜질 때 비로소 농업의 지속 가능성도 담보될 수 있다. 풍년도 중요하지만, ‘무사고’가 가장 큰 수확이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5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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