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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정치/군정

국민이 주도하는 개헌 논의, 왜 지금 필요한가

국민개헌협약 제안…헌정질서의 미래를 다시 묻다
김경선 기자 / 입력 : 2025년 06월 18일
대한민국 헌정 체제가 올해로 77주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개헌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시민단체 연합체인 개헌개혁행동마당을 비롯한 50여 개 단체는 오는 제헌절을 기점으로 ‘국민개헌협약’ 체결을 제안하며, 국민 중심의 헌정 질서 재편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시민사회 제안의 배경에는 헌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1987년 체제로 대표되는 현행 헌법은 대통령 5년 단임제와 국회의 독점적 개헌 발의권 등 여러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국민이 헌법 개정안을 직접 발의할 수 없는 구조는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국민이 실질적 주권자로 참여하기 어렵게 만든다.

또한, 승자독식의 선거제도, 국회 내 양당구도 고착화, 정당정치의 폐쇄성 등도 지속적인 정치불신과 사회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치의 실패’가 반복되면서, 헌법이라는 근본 틀부터 새로 정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이 제안한 ‘국민개헌협약’은 대통령과 국회, 주요 정당,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체결하는 개헌 일정과 과제를 담은 국민적 약속문이다.

단체들은 이를 통해 국민이 독자적인 개헌안을 발의하고, 국회안 및 대통령안과 경쟁할 수 있는 ‘개헌안 다원화 구조’를 마련하자고 주장한다.

그 첫걸음으로 ‘국민개헌권리보장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민이 실질적 참여 주체가 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요구하고 있다.

협약의 핵심은 직접민주제의 단계적 도입이다. 청원, 주민소환, 국민발안, 국민투표 등 다양한 참여 수단이 제도적으로 확장되어야 진정한 ‘국민주권국가’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제안은 경성헌법(개정이 극히 어려운 구조)에서 연성헌법(부분적·점진적 개정이 가능한 구조)으로의 전환을 통해 ‘개헌 실험’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일정한 조건 아래 한시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헌법해석법’을 도입하고, 그 결과를 평가한 뒤 국민투표를 통해 최종 개헌에 이르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이는 정치권의 동의가 필요한 일이나, 법과 현실의 괴리를 좁히기 위한 한 가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국민개헌협약이 현실화되면, 가장 먼저 기대되는 변화는 정치 지형의 다원화다.

민심 그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선거제도 개편, 소수 정당과 정책 중심 정당의 성장, 중앙집중 권력의 분산 등이 뒤따를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양당 구조를 넘어서는 정치 다양성과 통합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국민의 정치 효능감이 높아지고, 국정 운영의 신뢰 기반이 확대되면서 사회적 갈등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제도 변화가 아닌, 국민이 정치의 중심에 서는 ‘국민주권 실현’의 구체적 진전인 셈이다.

과거 개헌 논의는 주로 권력구조 개편이나 대통령 임기 조정에 집중되곤 했다.

그러나 이번 논의는 정치제도의 재설계와 국민의 참여 확대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궤를 달리한다.

이는 단지 정치권 내부의 권한 재배분 문제가 아니라, 21세기형 민주주의에 적합한 헌정 질서를 국민이 직접 설계하는 ‘시민 민주주의’의 실험으로 볼 수 있다.


김경선 기자 / 입력 : 2025년 06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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