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다름과 틀림의 차이를 극복하기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6월 24일
우리의 일상에서 ‘다르다’와 ‘틀리다’의 의미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곤 한다. 서로의 대화 중에 “넌 나랑 의견이 틀려”라고 말하거나, “그 사람 생각은 나랑 틀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영어로 표현해 보면 그 차이는 명확히 드러난다. 다르다는 ‘different’이고, 틀리다는 ‘wrong’이다. 이 간단한 언어적 차이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다르다’는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는 것이고, ‘틀리다’는 잘못이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두 가지 개념을 혼동하면서, 종종 상대와의 다름을 차이로 받아들이지 않고 틀림으로 받아들인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모습으로 살아간다. 태어난 환경, 성장 과정, 개인적 경험, 그리고 각자가 가진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가지각색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다름은 필연적인 것이며 당연히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상대방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쉽게 배척하여 판단하고 평가한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살지?”라는 의문은 때로는 “저 사람은 잘못 살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리의 관점일 뿐, 결코 객관적 진실이 아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면 결국 배척과 갈등으로 이어진다. 역사를 돌아보면, 인종 차별, 종교적 박해, 정치적 탄압과 같은 많은 비극들이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짓는 오류로부터 시작되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 차별 정책, 홀로코스트의 참상, 그리고 현대에도 무수히 이어지는 다양한 편견과 차별들이 바로 이 혼동에서 비롯된다. 많은 철학자들은 오랫동안 다름을 수용하고 존중하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 니체는 인간은 각기 다른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간다고 보았으며, 서로의 가치가 다름을 인정할 때 인간의 삶이 더 풍성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 철학자인 리처드 로티 역시 “우리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면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하지 말고, 서로의 관점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은 내 생각이 완전하며 절대적이지 않음을 깨닫는 것이기도 하다. 부부사이에서도 무조건 내가 맞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또한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이 상대방에게도 반드시 옳은 것이 아니기도 하다. 우리가 보는 세상은 각자의 눈을 통해 걸러져 들어오기 때문에, 같은 상황을 보고도 서로 다른 해석을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예컨대, 어떤 사람은 성공을 돈으로 측정하지만, 어떤 사람은 행복이나 성취감으로 측정한다. 이 두 가지 관점 중 어느 하나가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니다. 단지 형태나 모양이 다를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자신과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을 틀렸다고 비난하며, 그러한 비난 속에서 갈등과 상처가 싹튼다. 진정한 성숙은 바로 이러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짓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며 성장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여러 색깔의 물감이 섞여 새로운 색을 만들어 한 폭의 그림이 되듯, 서로의 다름이 어우러져 더욱 풍성하고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 가는 것과 같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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