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0-29 21:48:46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PDF원격
검색
PDF 면보기
속보
;
지면보다 빠른 뉴스
전자신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전라매일
·17:00
··
·17:00
··
·17:00
··
·17:00
·16:00
··
·16:00
뉴스 > 사설

사설 - 생태도시 전주의 자격, 도시숲에서 다시 묻는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08일
개발과 생태, 이 두 가지 가치는 언제나 도시계획의 양날이었다. 그러나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이 균형의 추가 개발로만 기울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여름이면 폭염특보가 일상이 되고, 도심 곳곳의 그늘 하나가 생존의 끈처럼 여겨지는 현실 속에서, 도시의 나무 한 그루, 숲 한 자락은 단순한 조경을 넘어 시민의 삶을 지탱하는 생명 기반이다. 그렇기에 최근 전주시가 전주천 여울로 구간의 회화나무 70여 그루에 대해 강도 높은 가지치기(전정)를 단행한 것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우려를 단순한 정서적 반발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문제는 시기의 부적절성과 절차의 미흡한 점이다. 전정이 진행된 것은 한여름, 나무가 왕성하게 자라는 생육기에 이뤄졌고, 꽃을 피우기 직전이라는 민감한 시점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의 전정이 나무의 건강과 생태적 회복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더구나 이 작업은 사전 진단 없이 일률적으로 진행되었고, 그 결과 전주천변의 자연스러운 수형은 파괴되고,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던 도시숲은 앙상한 형태로 전락하고 말았다.
전주시는 이번 조치가 태풍 등 재난에 대비한 안전 조치였다고 설명하지만, 그 명분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재난 대비와 생육기 전정은 양립할 수 없는 선택이며, 나무의 상태나 생육 환경을 고려한 과학적 접근이 선행되지 않은 채 ‘일괄적 가지치기’가 우선된 행정은 생태적 감수성이 결여된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나무가 단순히 자르고 심고 교체하면 그만인 시설물로 여겨진다면, 도시의 생태 정책은 지속가능성을 잃게 된다. 더욱이 전주시는 과거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벌목을 시행해 논란을 빚은 전례가 있다. 전주천과 삼천 일대의 버드나무 300여 그루를 시민 설명회나 공청회 없이 제거했고, 그 여파로 감사기관의 경고까지 받았다.
덕진공원에서도 수백 그루의 나무를 이식·제거하고 그 자리에 조망 공간과 광장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이는 도시숲을 단순히 ‘보기 좋은 조형물’로 인식하는 발상에서 비롯된 결과다. 자연은 통제와 교체의 대상이 아니라 공존의 상대로서 이해돼야 한다.
지금 이 사태가 더 큰 논란이 되는 이유는, 전주가 전국 최대 규모의 정원산업박람회를 개최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정원을 논하고, 녹색 산업을 주도하겠다며 수많은 인력을 동원해 도시의 정체성을 정원도시로 내세우는 전주시가 정작 자산으로 삼아야 할 도시숲과 나무를 이처럼 함부로 다루는 것은 자기모순에 가깝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고사목이나 빈자리에 새 회화나무 5그루가 보식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나무 보호대 설치, 주변 토양의 생육 여건 개선, 수분 공급 등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관리계획이 동반됐을 때 진정한 생태도시의 면모를 갖출 수 있다. 전주시가 도시숲을 대하는 방식은 앞으로의 기후정책, 환경정책 전반의 신뢰도를 좌우할 것이다. 정전은 단순한 미관 정비가 아닌 생태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생명 관리 행위이며,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한 투명하고 과학적인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다.
지금 전주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그늘 없는 개발’이 아니다. 나무와 더불어 살아가는 도시, 사람과 생명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더 늦기 전에 전주시는 도시숲의 가치를 재정의하고, 나무 한 그루를 지키기 위한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생태도시 전주의 자격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08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오피니언
칼럼 기고
가장 많이본 뉴스
오늘 주간 월간
기획특집
정읍, 지원금부터 상권 혁신까지 민생경제 선순환 이끈다  
곰소만의 깊은 맛, 줄포대박젓갈에서 만나다  
제4회 김제 자원순환 새로보미 축제 10월 30일 개막  
장수군 민선9기 출범 100일, 성과를 잇고 군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대한민국 농업수도 과학으로 미래를 심다  
민생부터 첨단산업까지… 김제시, 국가예산 대응 총력  
익산 천만송이 국화가 새롭게 활짝 핍니다  
노을이 무대가 되고, 바다가 축제가 된다  
포토뉴스
전북문화관광재단, 베트남 관광시장 공략 본격화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 베트남 현지 여행업계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전북 관광상품 개발과 해외 관광객 유치 확대에 나섰다.전북문화관광재단은  
전주국제영화제 화제작 21편, 서울서 다시 만난다
올봄 전주국제영화제를 빛낸 국내외 화제작들이 오는 11월 서울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는 제27회 영 
전주문화재단, 한·중·일 전통종이 교류 ‘삼국지향’ 성료
전주문화재단이 한국과 중국, 일본의 전통종이 청년 장인들이 참여하는 국제교류 행사를 열고 전통 제지기술의 보존과 계승을 위한 협력 기반을 마련 
한국전통문화전당, 특별한 결혼식 무대로 변신
한국전통문화전당이 특별한 결혼식 공간으로 변신해 신랑과 신부의 새로운 출발을 함께했다.지난 24일 한국전통문화전당 실내 공연장에서는 가족과 친 
남원서 해금의 깊은 선율 만난다… ‘산조+더하기Ⅱ’ 공연
해금 특유의 애절한 선율과 전통 악기들의 조화로운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국악 공연이 남원에서 펼쳐진다.국립민속국악원은 오는 11월 7일 오후 
편집규약 윤리강령 개인정보취급방침 구독신청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고충처리인제도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주)전라매일신문 / 전주시 완산구 서원로 228. 501호 / mail: jlmi1400@hanmail.net
발행·편집인: 홍성일 / Tel: 063-287-1400 / Fax: 063-287-1403
청탁방지담당: 이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숙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전북,가00018 / 등록일 :2010년 3월 8일
Copyright ⓒ 주)전라매일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