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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룡산성65. 제7시집 『말하는 나무』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8월 18일
교룡산성65. 제7시집 『말하는 나무』

교보문고에서 김동수 제7 시집 '말하는 나무' 를 소개하면서, 이 책에 수록된 시들은 불교의 원리를 중심으로 시적 자아와 세계를 서로 연관시키면서 자아와 세계의 전일성(全一性)이라는 서정시의 본령을 넘나들고 있다고 평했다.

김동수는 자신의 시론을 시로 형상화하였는데,「詩」에서 자신의 시를“영혼의 칭얼거림”“영혼의 사당”“전생에 두고 온/ 내 영혼의 푸른 눈망울”이라고 한다. 시를 “존재의 근원을 향한 외로운 순례”와“전일성을 꿈꾸는 인간 본연의 그리움”이라고 보는 것이다. 특히 불교의 원리를 중심으로 시적 자아와 세계를 서로 연관시키면서 자아와 세계의 전일성(동일성)이라는 서정시의 본령을 넘나들고 있다. ― 공광규(시인)

김동수에게 존재의 가을은 더 웅숭깊고 환한 자기 발견의 사유를 개척하는 계절이다. 세상에 미만해 있는 부정성의 여건들을 하나하나 들추고 거둬낸 자리에서 그의 활달한 시적 안목은 상처를 열고 보듬으며 긍정의 여로旅路를 틔워가는 신명인 것이다. 딱딱해진 부정의 인식들을 낫낫하고 늡늡하게 새로운 친연親緣의 존재로 바꾸어 주는 그의 영혼 한쪽에 황금 투구가 환하게 어둠을 밝히고 있다. ― 유종인(시인)

김동수 선생님, 아니 김동수 시인님/ 유승우 교수
너무 늦었습니다. 귀한 시집을 받고, 오랜만에 시에 취할 수가 있었습니다. 요즘 시집을 많이 받지만 빠져들 수 있는 시가 만나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메마른 속에서 끝까지 시에 빠져들 수 있는 시집을 만나서 세 번 읽었습니다. 왜 요즘 젊은 시인들의 시가 쓸데없이 어렵고 시의 맛이 없습니다. 그런데 김 시인의 시는 쉽고 맛이 있습니다.
나는 기독교인이고 장로입니다. 그러나 시에서는 그런 형식 벗고 시와 만납니다. 人間의 間자가 門안에 태양(日)이 있는 글자입니다. 人은 사람의 서 있는 모습이고 間은 사람의 바깥 하늘과 안의 하늘을 빛이 드나드는 門을 상징합니다.
바깥 하늘은 ‘공기(空氣)’이고 안의 하늘은 ‘마음’입니다. 빛은 생명을 상징합니다. 왜 하늘은 공기(空氣)라고 했을까요. 하늘은 비어있기 때문입니다. 안의 하늘도 공(空)이지만 이루면 부처님의 경지에 닿는 것이지요. 그것이 아공(我空)이며 무심(無心)이지요. 내 안의 空에 닿아야 시인이 되는 것이지요. 기독교적으로는 내 안의 하늘 내 안의 예수에 닿아야 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시인의 경지라고 생각합니다. 반야심경의 마지막 진언(眞言)이 아제아제(건너간다. 건너간다) 바라아제(피 안으로 건너간다). 바라승아제(피안으로 건너간다). 바라승아제(피안에 도달하니(건너가니) 모지사바하(열반의 기쁨을 만난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시인의 입장에선 ‘空에 닿고 보니 최상의 기쁨을 만난다’는 촉각적 이미지의 형상화가 되겠지요. 이것이 수행의 체득(體得)이며 불교적 시의 경지이겠지요. 김 시인의 「달은 하나인데」, 「바람」, 「개망초」, 「무심」 연작들이 좋았습니다. 공(空)의 형상화가 「무심」 연작시가 아닌지요.
새계(色界), 무색계(無色界), 욕계(欲界)가 하나의 법(法)으로 조화된 것이 화엄경의 법신불(法身彿)의 세계이겠지요. 金사백의 시가 공즉시색(空卽是色), 색즉시공(色卽是空)의 체득이 되기까지 계속 나가시길 바랍니다. 나는 내 안의 하늘과 만나고, 김 사백은 김사백 안의 공(空)에 닿기를 바랍니다.
진언(眞言)이 아니면, 시(詩)가 아니면, 버릴 수 있어야 하겠지요. 우리 같이 오직 시만을 향해 나아갑시다. 金사백의 선한 얼굴과 눈을 보고 싶습니다. 지금 그려 보고 있습니다. 만날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2012년, 5. 4. 유승우 드림

무릇 사람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시인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그 순간에 시인의 눈앞에 스쳐 지나가는 옛적의 시란 젊은 날의 치기에 다름 아닐 터, 김동수는 시집 '말하는 나무'(불교문예, 2012)에서 "이제 온 힘을 다해 살지 않기로 한다."('나이를 먹는다는 것')고 선언하여 스스로 물리적 나이 먹음을 순순히 받아들인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그 어디에도 매이지 않아"('무심2')도 되는 삶을 살기로 작정한다면, 그것은 범부의 일상적 깨달음에 그치고 말 것이다. 하지만 김동수는 이 시집에 이르러 기왕의 시집에서 강조했던 이미지조차 거부하고 있다. 마침내 그는 "관음觀淫 속에/관음觀音이 있"(「관음경觀淫經」)는 것까지 꿰뚫게 되었다.
김동수의 이와 같은 깨달음은 이 시집에 무더기로 묶여 있는 '마음'시편에 힘입은 것이다. 다소 거칠게 요약한다면, 지금까지 김동수의 시작품들은 사모곡에 다름 아니었다. 어머니란 존재는 너무나 편재적이어서 아무리 시인의 경험이 독특하다고 할지라도, 따로 범주화하기에 난망한 것이 사실이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건대, 어머니가 누천년간 획득한 심상은 "당신은 보이지 않는다." ('어머니')는 부재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그러므로 어머니의 부재를 인정하고 나면 아들의 시선은 세상으로 외연을 넓혀 '풍경과 하나'('空')가 될 수 있다. 모든 것은 마음의 산물(一切唯心造)인 셈이다. 그에게서 시적 나아감의 경과를 찾아보는 일은 의미로운 시도이다. 다들 알다시피, 김동수의 본업은 시를 가르치는 문학교수이다. 또 그는 이 시집의 서문에 해당하는 작품에서 '나의 시는 내 영혼의 사당'('詩')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므로 그가 시를 규정하는 안목이야 20여 년간의 교수 행위 속에서 혹은 30년에 걸친 시작 경험에서 절로 내면화할 수 있었을 터이다. 그가 연전에 펴낸 이론서 '시적 발상과 창작'(천년의시작, 2008)이 전자에 해당한다면, 아래의 인용 작품은 후자에 속한다.

차를 마신다 / 내 몸과 따뜻하게 하나가 된다 / 싸늘한 아침공기가 방안을 엿보고 있다 / 저도 한 잔의 차가 그리웠던지 / 슬금슬금 문틈으로 기어든다 / 찻잔의 온기들이 자리를 조금씩 내어주자 / 미안한 낯빛으로 다가와서 앉는다 /  먼저 와 있던 두 손들이 그를 감싸 / 차와 나, 창밖의 것들이 하나가 된다 / 천천히 밝아오는 아침, 눈부시다' - 김동수. 「차 한 잔」전문
 
김동수의 시와 시론을 명증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그가 자신의 시를 가리켜 '전일성을 꿈꾸는 인간 본연의 그리움'('시인의 말')이라고 규정한 바를 떠올리면, 위 작품이 지닌 의미는 각별하다. 어느 날 차를 마시다가 시인은 우주와 하나가 된 체험을 느낀다. 시인이 '차와 나, 창밖의 것들이 하나가 된다.'는 사실에 전율하니, 희부염하게 밝아오는 여명조차 '눈부시다'. 그의 눈부신 성취는 시작에 나선 1982년부터 줄기차게 연마했던 시력의 당연한 결과물이다. 바야흐로 김동수는 '저 우주의 푸른 힘'('무덤')을 체감하고 있다. 그가 '골짜기를 덮던 가슴'('가을 숲')을 헤친 모습이 기다려진다. 아마 그는 위의 시편에서 획득한 '전일성'을 발휘하여 "학처럼 솟은 말간 아침"('아침 經 2')을 노래할 터이다.
중견시인의 시를 읽노라면 신예 작품에 부족한 연륜을 구경할 수 있다. 그들은 인생을 관조할 나이에 이르렀기에, 시의 편편마다 세상을 바라보는 여유와 경험이 짙게 우러난다. 그것만으로도 중견들의 시작품은 귀중한 가치를 띤다. 요새처럼 다들 잘났다고 허풍을 떠는 세상이라면, 그들의 시가 지닌 값어치는 배가된다. 김동수는 지금까지 시적 성과에 기초해 마음의 본질적 국면을 문제 삼으면서 새로운 진경으로 나아가고 있다. * 최명표. 2012.11.2.- 전북일보 ‘책과 만나는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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