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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의 시 감상 <돌아가는 길>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9월 11일
 
돌아가는 길 - 윤선화

산과 들의 잎새들이 눈부시게 푸르다
파릇파릇 새싹이
조용히 고개를 내밀고
햇살은 투명하게
그 위를 감싸 안는다
고운 빛으로 차려입은 봄이 웃고 있다
저 웃음소리
너는 들리는가
푸르게 번지던 산과 들
어느덧 누렇게 물들고
길가의 나무도 빛을 잃은 채
이파리마다
그 아픔을 너는 알고 있는가
살아온 하루하루가 문턱을 넘는다는 건
조용히 외로움 속을
건너가는 일이라는 것
남기고 가야 할 건 무엇일까
너의 흔적들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머지않은 날
그 길로 우리 모두 간다는 쓸쓸한 생각이
어두워 가는 저녁 무렵이다



□ 정성수의 詩 감상 □

시「돌아가는 길」은 생의 순환 속에서 자연과 인간의 삶을 겹쳐놓으며, 존재의 유한성과 남겨야 할 의미를 묵직하게 성찰하는 작품이다. 시는 산과 들의 푸르름, 새싹, 투명한 햇살, 봄의 웃음 등 밝고 생명력 넘치는 이미지로 시작하지만, 곧 자연의 변화와 함께 인생의 덧없음으로 분위기를 전환한다. 이러한 전환은 곧 인생의 봄에서 가을, 생에서 죽음으로 향하는 여정을 상징한다.
‘저 웃음소리 / 너는 들리는가’라는 질문은 봄의 생동을 함께 느끼고 있는지 묻는 동시에, 인생의 소중한 순간들을 놓치지 말라는 시인의 암시로 읽힌다. 하지만 이어지는 ‘누렇게 물들고’, ‘빛을 잃은 채’라는 표현은 생의 황혼을 알리는 풍경이며, 시간 앞에서 모든 존재는 쇠해간다는 냉정한 진실을 담고 있다.
중반부에서 ‘살아온 하루하루가 문턱을 넘는다는 건 / 조용히 외로움 속을 / 건너가는 일이라는 것’이라는 문장은 이 시의 핵심 메시지를 전한다. 그것은 삶이 곧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자,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고독한 여정임을 담담히 말하고 있다. 시인은 자연의 변화에서 인간 삶의 단면을 읽어내고, 그 안에서 던져야 할 질문 ‘남기고 가야 할 건 무엇일까’를 제기한다. 이 질문은 단지 개인적인 회고에 머물지 않고, 독자에게도 자신만의 흔적과 의미를 되묻게 만든다. ‘흔적들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은, 인생이 끝나갈 무렵 스스로 돌아보게 되는 삶의 가치와 책임, 존재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사유로 이어진다.
마지막 부분의 “머지않은 날 / 그 길로 우리 모두 간다는 쓸쓸한 생각이 / 어두워 가는 저녁 무렵이다”는 죽음에 대한 체념이 아니라,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인간의 내적 성장과 성찰을 보여준다. 어둠은 종말이 아니라 또 하나의 전환점이며, '돌아가는 길'은 결국 삶의 본질로 회귀하는 여정이다.
결국, 시「돌아가는 길」은 자연의 사계절을 따라 인생의 흐름을 되짚으며, 살아가는 의미와 죽음 이후 남겨질 흔적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을 던진다. 정제된 언어와 잔잔한 어조 속에 삶과 죽음, 존재의 고요한 진실이 깃들어 있는 이 시는, 독자에게 깊은 울림과 성찰의 시간을 선물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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