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인력난 해소, 제도적 기반 마련을 계기로 실질적 성과를 기대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9월 22일
농업 현장의 인력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고령화와 인구 유출로 인해 농번기마다 제때 인력을 구하지 못해 수확을 포기하거나 작목을 줄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노동력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농촌 공동체 자체를 흔드는 구조적 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특별자치도의회가 최근 통과시킨 ‘전북특별자치도 외국인 계절근로자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의미 있는 제도적 전환점으로 평가할 만하다. 올해 전북특별자치도에 배정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1만 546명으로,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2023년 3,460명, 2024년 7,257명에서 불과 2년 만에 세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 숫자는 단순한 행정 통계가 아니다. 현장에서 농민들이 겪는 인력난의 심각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없었다면 농업 현장은 이미 심각한 붕괴 위기에 직면했을 것이다. 이번에 제정된 조례의 핵심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관리하는 데 있다. 매년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수요와 공급 현황을 면밀히 조사해 농촌의 실제 상황을 반영하도록 했다. 또한 효율적인 정책 집행을 위해 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을 담당할 전담 인력을 둘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인력을 받아들이는 차원을 넘어 행정적·제도적 기반을 갖추려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 보호 조항이 관심을 꾼다. 고용주의 준수사항 이행 여부, 근로환경, 고용 실태 등을 지도·점검할 근거를 마련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농업인이 안정적으로 영농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외국인 근로자가 제 역할을 다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근로 여건과 권익 보호가 전제되어야 한다. 인권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는 구조는 오래갈 수 없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그동안 비자 발급 지연, 숙소 부족, 인권 침해 논란 등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 왔다. 조례가 통과됐다 하더라도, 현장의 불편과 불합리를 제대로 개선하지 못한다면 농민들에게는 ‘탁상행정’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도와 시·군, 농민, 고용주, 중개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실질적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장기적 안목에서 농촌 인력난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 내국인 청년과 귀농·귀촌 인구가 농업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유인을 강화해야 한다. 스마트 농업과 기계화 확대를 통해 노동 강도를 줄이고, 고부가가치 작목으로의 전환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당장의 위기 해소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농업 인력 구조의 근본적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조례 제정은 농업인에게는 안정적 영농 기반을 제공하고, 외국인 근로자에게는 권익 보호와 근로 환경 개선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실효성’을 갖추는 일이다. 농업인들이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 체감하고, 외국인 근로자들이 “안전하고 공정하다”고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소 조례의 가치는 완성될 것이다. 농촌은 생산 공간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식량 안보와 직결된 전략적 거점이며, 문화적 자산이자 삶의 터전이다. 농업과 농촌을 지키는 일은 국가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이번 조례를 계기로 농촌 인력난 해소에 실질적인 성과가 이어지고, 전북특별자치도가 농업 경쟁력을 선도하는 모범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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