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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컨벤션센터, 건물만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를 세워야 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9월 25일
전주컨벤션센터 건립 공사가 드디어 첫 삽을 떴다. 오는 2028년 말까지 총 3,000억 원을 투입해 국제 규모의 컨벤션센터가 지어진다. 이는 하나의 건물이 들어서는 차원이 아니다. 전주의 미래 비전이 걸린 대형 프로젝트다. 더구나 필수 지원시설인 호텔과 판매시설까지 함께 완공해 ‘원스톱 마이스(MICE) 환경’을 갖추겠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앞서 시작된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 전시관도 2027년 완공 예정이어서, 향후 문화와 비즈니스가 결합된 새로운 도시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첫 삽을 떴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진짜 과제는 2028년 완공 이후다. 건물이 완성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국제회의와 전시가 몰려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완공과 동시에 굵직한 국내외 행사를 유치해 끊임없이 가동해야 한다. 그래야 센터가 ‘살아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는 동시에, 대한민국 마이스 산업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우뚝 설 수 있다.
전주컨벤션센터는 단순한 시설이 아니다. 반세기 이상 전주의 심장부 역할을 했던 옛 공간의 정신을 이어받는 새로운 그릇이다. 과거 이곳은 시민과 도민의 마음이 모이는 상징적 공간이었다. 이제 다시 그 역할을 하려면, 화려한 외관이나 규모로는 부족하다. 전북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미래 비전을 담아낼 수 있는 ‘마음을 모으는 힘’이 필요하다. 센터는 단지 행사를 치르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고, 경제와 문화를 융합하며, 시민들에게 자부심을 주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시대가 변했다는 점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과거에는 이렇다 할 국제행사 공간이 없어 컨벤션센터 건립 자체가 시대적 요구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전국 곳곳에 크고 작은 컨벤션센터가 이미 들어서 있다. 따라서 단순히 고만고만한 행사로 공간을 채우는 것만으로는 존재감을 확보하기 어렵다. 다른 도시와의 경쟁 속에서 전주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또 하나의 건물’에 불과하다.
전주가 가진 강점은 분명하다.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한 전통문화, 풍부한 음식 자원,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전시관과 연계된 문화산업, 그리고 전북특별자치도의 중심도시라는 위상은 타 지역과 구분되는 자산이다. 컨벤션센터는 이러한 지역 고유의 자산을 행사와 프로그램에 결합해 ‘전주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참가자들이 단순히 회의만 하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전주에서 머물며 지역 경제와 문화를 체험하게 된다.
또한 국제행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국제기구, 글로벌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전주가 스스로 모든 행사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국가 전략 산업과 연계된 포럼, 국제 스포츠·문화 이벤트, 한류 콘텐츠 관련 전시 등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 동시에 학술대회, 기업 박람회, 청년 창업·스타트업 관련 글로벌 행사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이런 흐름이 만들어질 때, 전주는 단순한 지방 도시가 아니라 국제 네트워크의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과 도민의 관심과 참여다. 컨벤션센터가 시민에게 낯선 공간, 일부 전문가와 행정만 드나드는 시설로 남는다면 생명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지역 기업들이 전시·회의에 참여하고, 청년들이 글로벌 인재와 교류하며, 주민들이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적으로 찾는 공간이 될 때 비로소 센터는 전북의 심장부로 살아날 것이다.
첫 삽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행위다. 하지만 진정한 시작은 이제부터다. 전주는 이번 컨벤션센터 건립을 계기로 도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차별화된 콘텐츠, 국제적 협력, 지역사회와의 연결이라는 세 축이다. 이 세 축이 균형을 이룰 때 전주컨벤션센터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전주의 미래를 열어가는 상징이 될 것이다.
2028년 준공은 끝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전주의 심장부로서, 그리고 전북의 커다란 그릇으로서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여부는 지금부터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전주는 건물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길 꿈과 비전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9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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