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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인권사무소 부재, 지역 인권의 사각지대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11월 09일
전북에는 국가인권위원회 지역사무소가 없다. 인권이 강조되는 현 상황에서 지역에 인권을 아우르는 기관이 없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전북 도민이 인권침해를 당해 국가인권위원회에 도움을 청하려면 광주까지 3~4시간의 여정을 감수해야 한다. 자가용으로 왕복 3시간, 대중교통으로는 4시간이 걸리는 이 ‘먼 길’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적 약자를 더욱 고립시키는 구조적 장벽과 같다.
전북의 높은 인권상담 수요를 고려할 때, 이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전북의 경우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지역 내 인권상담 신청 건수가 연평균 143건으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중 5위에 해당한다. 이는 지역 주민들의 인권 의식이 높아졌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구제 시스템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국가권익위원회 지역사무소는 부산, 광주, 대구, 대전, 강원 등 5곳에 불과하며, 호남권은 광주사무소가 전북·광주·전남·제주를 포괄한다. 광주사무소의 관할 면적은 넓고 업무가 과중해, 전북 발생 사안에 대한 현장 조사가 지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를 들어, 긴급한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해도 즉각 대응이 어렵다. 이는 인권 보호의 기본 원칙인 ‘신속성’을 훼손하는 셈이다.
지난 2017년부터 전북특별자치도의회와 시민단체, 행정기관이 지역사무소 설치를 촉구해 왔다. 2017년 45개 시민단체가 결의문을 발표하고, 2019년 전북도 인권위원회가 목소리를 높였다. 도의회는 2017년, 2020년, 2024년 세 차례에 걸쳐 설치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심지어 2023년과 2024년 국가인권위원회 직제 개정안에 전북사무소가 반영됐으나, 행정안전부의 최종안에서 제외됐다. 이는 중앙정부의 지역 인권 인프라에 대한 무관심을 상징한다. 게다가 2025년 1월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지 10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인권 분야는 여전히 ‘광주 의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관영 도지사는 “인권사무소는 단순 민원 창구가 아니라 지역 인권정책의 구심점”이라 강조했지만, 중앙의 응답은 미온적이다.
전북의 사회적 변화는 이 문제를 더욱 부각시킨다. 전북은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으며,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이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노인 학대, 장애인 차별, 다문화 가정 내 가정폭력 등 인권 침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지역사무소 부재로 인해 피해자들은 경제적·물리적 부담을 안고 먼 길을 찾아가야 한다. 이는 인권의 보편성을 해치는 불평등이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지역사무소 설치를 통해 “인권의 지역적 접근성 강화”할 것을 명시하고 있음에도, 실행은 요원하다. 중앙정부의 예산 배분과 직제 개편 과정에서 지역 균형이 무시되는 것은, 지방분권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행위다.
전북도는 청와대·국회·국가인권위원회·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 등을 수차례 방문해 건의했으나, 실질적 진전이 없다.
국가인권위원회와 행정안전부는 직제 개편을 재검토하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지속적인 건의 활동을 강화하고, 시민단체와 연대해 여론을 모아야 한다. 더 나아가, 지방자치단체 스스로 ‘임시 인권상담소’를 운영하는 등 자구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인권은 국가의 기본 의무이자, 민주주의의 척도다. 전북처럼 인권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사무소 부재는 국가 전체의 인권 수준을 떨어뜨린다. 중앙정부는 지역 균형 발전의 명분 아래,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라. 먼 길을 걷는 도민들의 발걸음이 더 이상 인권 침해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역 인권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방분권의 첫걸음이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1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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