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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종광대 보상 문제, 지혜로운 해법을 찾아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11월 12일
전주시 인후동 종광대2구역이 관심의 중심에 섰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파트 건립을 앞둔 평범한 재개발 사업지였던 이곳이, 이제는 후백제 도성으로 추정되는 귀중한 역사유산의 현장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문화유산의 보존이라는 공익적 가치와 재산권 보장이라는 사익적 요구가 정면으로 부딪히면서, 1천억 원에서 최대 2천억 원에 달하는 보상 문제가 전주시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 사안을 슬기롭게 풀지 못한다면, 우리는 역사의 보존이라는 대의를 지키는 대신 공동체의 분열과 시민 간 불신이라는 또 다른 상처를 남길 수 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희생’ 사이의 간극에 있다. 국가유산청이 해당 유적을 ‘현지 보존’하기로 결정한 것은 분명 역사적으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후백제는 우리 민족의 중세사를 형성한 핵심 왕조 중 하나다. 그 도성으로 추정되는 종광대 유적은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문화유산임이 틀림없다. 한 번 훼손되면 되돌릴 수 없는 역사유산의 특성을 고려할 때, 보존 결정을 내린 것은 타당하다.
문제는 그 대가다. 재개발 조합원들이 수년간 투자해 온 자산과 기대는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금융비용과 사업 중단으로 인한 손실은 막대하며, 피해를 온전히 감당하기 어려운 주민도 많다.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이 공익 명분 아래 침해받는다면, 이는 사회적 정의에도 맞지 않는다.
정당한 보상은 국가의 의무다. 문제는 그 재원을 누가 부담하느냐다. 전주시는 국비와 도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현실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전주시가 1천억 원 이상의 보상비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전주시 재정 규모를 고려하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만약 전주시가 이를 자체 예산으로 충당하게 된다면, 도시 인프라 개선이나 복지 사업 등 다른 시급한 현안 예산이 줄줄이 차질을 빚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결국 이 문제는 전주시민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행정 처리 이상의 ‘정치적 결단’과 ‘국가적 책임’이 필요하다. 후백제 유적은 전주의 유산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역사다. 따라서 중앙정부는 ‘국가유산 보존 결정’을 내린 이상, 그에 상응하는 보상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 문화유산을 보존하자는 정부의 뜻이 선하다면, 그 비용 역시 공공이 함께 나누는 것은 당연하다.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단순한 중재자 역할에 머물지 말고, 도비 매칭 지원 등 실질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전주시 또한 스스로의 행정적 미숙함을 돌아봐야 한다. 초기 조사 단계에서부터 문화재 발굴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고, 사업 중단 이후에도 주민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 이제라도 조합과의 대화 채널을 복원하고, 보상 산정 과정과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신뢰는 공개와 참여에서 나온다. 주민을 정책의 상대가 아니라 협력의 파트너로 대해야 한다.
그렇다고 단순한 금전적 보상만이 해법은 아니다. ‘현지 보존’ 원칙을 유지하되, 해당 부지를 역사문화공원이나 후백제 테마공간으로 조성하여 장기적 수익 모델을 만들어 가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역 관광자원화와 결합해 조합원과 시민이 함께 이익을 공유하는 구조를 만든다면, 이 갈등은 오히려 지역 발전의 기회로 전환될 수도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보상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공익과 사익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를 묻는 시험대다. 문화유산 보존과 개인의 재산권은 양립 불가능한 가치가 아니다. 문제는 그 균형을 설계하는 행정의 역량과 정치의 의지다. 정부와 지자체, 조합이 각자의 논리만 고집한다면, 이 문제는 또 하나의 지역 상처로 남을 것이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해결을 통해, 전주는 역사 보존과 공동체 상생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후백제의 수도 전주가 오늘날 증명해야 할 진정한 역사적 품격이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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