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대로 BRT, 대중교통 중심도시로의 출발점
행정 절차와 시민 공론화… 수년의 논의 끝에 본궤도 올라
이강호 기자 / lkh1530@hanmail.net 입력 : 2026년 01월 08일
전주가 도시 교통체계 전환의 실행 국면에 들어섰다. 기린대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구축이 착공에 들어가면서, 대중교통의 정시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준비가 구체적인 단계로 이어지고 있다. 수년간의 행정절차와 시민 의견 수렴을 거쳐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단순한 도로 정비를 넘어, 도시 이동 구조 전반을 재편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이는 전주가 승용차 중심의 교통 구조에서 벗어나 대중교통 중심도시로 나아가려는 방향을 분명히 보여준다. /편집자 주
◆ 전주, 기린대로에서 BRT 시대를 열다 전주시가 교통체계의 대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기린대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구축사업이 2025년 9월 착공 이후 가로수 이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정에 들어가며 사업이 가시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 사업은 호남제일문에서 한벽교 교차로까지 이어지는 9.5km 구간을 세 구간으로 나누어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으로 속도를 높였으며, 2026년 11월 개통을 목표로 도로 폭 확보, 보도 후퇴, 기반 정비 등 초기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특히 시는 기반시설을 정비한 뒤 2026년 4월부터 중앙차로 조성과 전용 신호체계 구축에 들어갈 계획을 세우며 본격적인 도심 교통체계 개선의 첫 단계를 밟고 있다. 이번 BRT 추진은 수년에 걸친 절차와 논의의 끝에 이뤄졌다. 전주시는 2021년 기본구상 용역을 시작으로 2023년 개발계획 고시, 2024년 기본 및 실시설계 완료를 거치며 사업의 방향성과 구조를 구체화했다. 2025년 4월에는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고 실시계획 고시까지 마치면서 착공 요건을 모두 갖췄다. 이 과정에서 시민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려는 노력도 이어졌다. 전주시는 설계 초안 공개 이후 시민단체와의 간담회를 비롯해 주요 정류장 및 거리 21개소에서 1,100명이 넘는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명 활동을 진행했다. 찾아가는 설명회는 60회 이상 운영됐고, 기린대로변 상가 890여 개소를 직접 방문해 사업 취지를 안내했다. 또한 세 차례의 시민워크숍과 대토론회를 통해 제시된 의견을 설계안에 반영하며 공론화 과정을 강화했다. 공사 구간 내 가로수 360주의 이식 문제 역시 사전에 시민단체와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나누어 공감대를 확보한 뒤 추진해, 사업 과정 전반에 시민 의사를 존중하는 기조를 명확히 했다. 전주는 현재 BRT의 본공사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 작업을 속도감 있게 수행하고 있다. 착공 초기 단계에서 기반 정비와 공사 구간 확정이 이루어진 만큼 2026년에는 보다 구체적인 도로 체계 변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린대로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시민의 일상에 어떤 변화가 이어질지는 다음 단계의 공정이 본격 진행되면서 더욱 뚜렷해질 예정이다.
◆ 버스의 속도와 신뢰를 높이는 교통체계 전환 기린대로 BRT가 본격적인 공정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달라지는 점은 ‘시간을 예측할 수 있는 버스체계’가 자리 잡는 것이다. 그동안 버스가 가로변 정류장을 출입하며 반복적으로 차선을 변경해야 했던 구조는 혼잡시간대에 정시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원인이었다. 앞으로는 버스가 도로 중앙의 전용차로를 따라 직선으로 이동하고, 정류장 역시 중앙으로 옮겨지면서 일반차량과의 간섭이 크게 줄어든다. 복잡한 교차로에서도 흐름이 일정하게 유지돼 출퇴근 시간대의 도착 편차가 완화되고, 이용자는 보다 안정적 이동이 가능해진다. 중앙정류장 조성은 이용 편의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새 정류장은 버스 바닥과 승강장 높이를 동일하게 맞춘 수평 승하차 구조로 설계돼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도 불편 없이 탑승할 수 있다. 냉난방 시설이 갖춰진 대기 공간은 폭염과 한파 등 기상 상황에 상관없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며, 접근성 향상을 위한 횡단보도도 추가 설치된다. 일반차량 통행에 대한 우려를 줄이기 위한 보완책도 병행된다. 중앙차로가 조성되면 일반차로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주시는 공사전 교통체계개선(TSM)을 통해 신호체계를 개선하고 회전차로 용량을 수요에 맞도록 추가로 확보하는 선진 설계기법을 적용해 일반차량의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BRT는 대중교통 이용 행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시성과 이동 속도가 개선되면 자가용 대신 버스를 선택할 이유가 자연스럽게 생기고, 이는 도로 위 차량 감소로 이어져 전체 교통량 관리에도 긍정적 효과를 낳는다. 시내버스 한 대가 자가용 30대에 맞먹는 수송 효과를 지닌 만큼, 이 과정에서 배기가스 배출량이 줄어드는 환경적 이점도 기대된다. 기린대로를 시작으로 전주의 대중교통 체계가 단계적으로 바뀌면 시민의 생활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도심 주요 구간에서 버스의 흐름이 안정되면 그 변화는 주변 상권, 통근 동선, 도보 이동 환경으로 연결된다. 교통혁신이 시민의 일상에 본격적으로 스며들게 되는 셈이다.
◆ 잠깐의 공사, 오래 가는 교통도시의 기반 기린대로 BRT의 본격적인 공정이 시작되며 공사로 인한 불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주시는 이를 감안해 공사 기간 교통 혼잡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우선 마련하고 있다. 전문업체와 함께 교통처리 계획을 수립해 차량 통제 구간을 필요한 최소 범위로 설정하고, 통제 기간 역시 단축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공사 구간에는 안전펜스를 연속 설치해 사고를 방지하고, 시 누리집을 통해 실시간 공사현황과 우회경로를 안내하며 돌발 상황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현장 주변 상가를 대상으로 한 안내와 전단지 배포 등 대시민 홍보도 병행해 일상생활의 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공사 기간의 불편함은 사업의 성격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짧은 편에 속한다. BRT 구축은 지하철이나 대규모 도로 개설에 비해 공사 기간이 약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기존 도로를 기능적으로 재정비하는 성격이 강하다. 도심 생활권 전체를 장기간 제한하는 방식이 아닌 만큼, 일정 기간의 소음과 혼잡을 감수하면 전반적인 교통환경이 개선되는 결과로 이어지는 구조다. 시는 공사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부 문제들을 시민 의견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완하며,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관리 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기린대로에서 시작된 BRT 체계는 전주 전체로 확장될 예정이다. 시는 이번 1단계 사업 이후 백제대로(2단계)와 송천중앙로(3단계)까지 사업 범위를 넓혀 오는 2030년까지 총 28.5km의 대중교통축을 완성하는 그림을 그렸다. 이 축이 완성되면 전주역에서 한옥마을, 월드컵경기장까지 주요 거점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돼 관광과 생활 교통 모두에서 이동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도심 간 이동 시간 단축뿐 아니라 이용 수요가 많은 구간 중심으로 버스 흐름이 안정되고, 이를 기반으로 도시 기능 간 연계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시 관계자는 “BRT는 전주가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사 과정에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완공 이후에는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교통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을 꼼꼼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이강호 기자 / lkh1530@hanmail.net  입력 : 2026년 01월 08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오피니언
가장 많이본 뉴스
기획특집
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