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전북 타운홀 미팅서 “새만금, 30년 표류 끝내자”
“새만금 30년, 이제는 실현 가능한 계획으로” 재생에너지 10GW·AI로봇도시·수소산업 도시화 제시 도민들 “송전선로 갈등·햄프 국가전략화” 요구 정부의 거대한 비전, 따라가지 못한 지역 의제
송효철 기자 / 입력 : 2026년 02월 27일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오후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전북 타운홀 미팅에서 “지역 균형발전은 배려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이라며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전북 미래 구상을 직접 제시했다.
이날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전북은 오랜 기간 소외와 정체를 겪어왔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30년째 진행 중인 새만금 사업을 시대 변화에 맞게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실현 가능한 계획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수사보다 실행력을 앞세우겠다는 메시지였다.
대통령은 특히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10기가와트 이상으로 언급하며, 이미 사업계획이 확정된 3.3기가와트는 2030년까지 우선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새만금 수변도시는 AI 로봇 미래 선도 모델로 조성하고,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 생산 인프라를 구축해 완주 수소상용차 공장과 연계한 수소 모빌리티 산업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전주·완주 국가산단의 신속 조성과 수소 배관망 구축, 전주권 광역철도 등 광역교통망 계획을 통해 전북을 ‘1시간 광역 경제생활권’으로 묶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같은 날 현대차의 전북 투자 MOU 체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산업 전환의 기대감도 고조됐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또 다른 결을 보였다. 정부가 피지컬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을 전북에 집적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지만, 도민 발언은 농업·귀농·복지·지역 갈등 문제에 집중됐다.
청년 참석자는 “송전선로 등 전력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지역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상설 협의체와 이익공유 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서남해안 대규모 재생에너지 생산에도 불구하고 송전망 부족으로 추가 허가가 지연되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에너지 식민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우려였다.
새만금 햄프 산업을 재배·육종·추출·임상·제품화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클러스터로 조성해 국가 전략사업으로 추진해 달라는 요청, 전주 한지 세계화를 위한 국가기록원 전주 유치 제안도 나왔다. 무주형 기본소득 확대, 청년 창업농 지원 연장, 정읍 화력발전소 허가 과정 재검토 등 생활 밀착형 요구도 잇따랐다.
다만 전북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전주·완주 행정통합 문제는 이날 공식 논의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인구 감소 해법을 첨단 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서 찾겠다는 정부의 메시지에 대해, 구체적 실행을 촉구하는 질문 역시 많지 않았다.
대통령의 구상은 분명했다. 이제 관건은 실천이다. 새만금 10기가와트 재생에너지와 AI 데이터센터, 수소 산업 도시화가 선언에 그칠지, 전북의 체질을 바꾸는 구조 전환으로 이어질지 시험대에 올랐다.
첨단산업 청사진과 생활 현안 사이…전북 타운홀, 기대와 아쉬움 교차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이번 타운홀 미팅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지역 균형발전 기조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자리였다. 그러나 현장에서 드러난 흐름은 정부 비전과 지역 현실의 온도 차를 동시에 보여줬다.
대통령 모두발언: “균형발전은 생존 전략”
이재명 대통령은 “전북은 동학혁명의 발상지이자 역사적 자존의 공간”이라며 “균형발전은 ‘시혜(施惠)’가 아니라 국가 생존을 위한 전략”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새만금 기본계획을 ‘실현 가능한 계획’으로 전환하겠다고 못 박았다. 정치인의 공약 경쟁이 아니라 효율과 현실성을 기준으로 전면 재설계하겠다는 뜻이다. 새만금 10GW 재생에너지, 3.3GW 조기 가동, AI 로봇 수변도시, 수소 산업 전주기 생태계 구축이 핵심 키워드였다.
국토교통부: 광역교통망·산단 조성
김윤덕 장관은 전주·완주 국가산단 조성과 광역철도망 조기 수립을 통해 전북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겠다고 밝혔다. 수소 산업과 연계한 주거·산업 복합지 조성도 포함됐다.
과기정통부: 피지컬 AI·데이터센터
백경원 장관은 전북대 피지컬 AI 실증랩을 기반으로 5년간 AX R&D 사업을 추진하고, 새만금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생산·물류·공정을 데이터로 통합하는 ‘전북형 피지컬 AI 공장’을 구현하겠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K-푸드 수도
송미령 장관은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수출 메카로 육성하고, 전북을 농생명 산업의 컨트롤타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햄프 산업 육성, 특산주 세계화도 포함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그린수소 거점
김성환 장관은 해상풍력 확대, 조력발전 추진, ESS 보급 확대, 지역요금제 도입 등을 통해 전북을 재생에너지·그린수소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도민 제안…송전망·햄프·기본소득
도민 발언은 첨단산업보다 생활 현안에 집중됐다. 송전선로 갈등과 이익공유 구조 설계, 정읍 화력발전소 허가 문제, 무주형 기본소득 확대, 청년 창업농 지원 연장 등이 제기됐다.
특히 청년 참석자는 “재생에너지와 AI·수소 산업이 지역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지역 청년이 기술 인력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직무연계형 교육·일자리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자노트
정부는 피지컬 AI, 데이터센터, 수소 산업이라는 거대한 산업 전환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도민 질문은 귀농, 육아, 농정, 지역 소규모 현안에 머물렀다. ‘에너지 식민지’ 우려를 제기한 송전선로 문제를 제외하면, 전북의 구조를 바꿀 핵심 의제는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다.
특히 전주·완주 행정통합 문제는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인구 감소를 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로 풀겠다는 정부 메시지에 대해, 구체적 실행을 점검하거나 압박하는 질문도 부족했다.
전북의 미래는 산업 전환과 지역 구조 개편이라는 두 축 위에 서 있다. 이날 타운홀은 청사진을 제시한 자리였지만, 그 청사진을 지역 의제로 끌어내고 구체적 실행을 요구하는 힘은 아직 충분히 모이지 못한 모습이었다./송효철 기자 |
송효철 기자 /  입력 : 2026년 0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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