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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갯벌, 생태 회복과 지역 미래 함께 설계

서해의 숨결을 되살리다…고창·부안 갯벌 복원 본격화
박동현 기자 / 입력 : 2026년 03월 10일
서해의 바람과 물결이 만든 넓은 갯벌.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그 땅은 수많은 생명들이 머물고 떠나는 거대한 생태의 무대다.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고창과 부안의 갯벌이 이제 다시 숨을 고르며 새로운 복원의 시간을 맞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고창 갯벌과 부안 줄포만 일대를 중심으로 총 432억 원 규모의 갯벌 보전·복원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단순한 환경 정비를 넘어 갯벌 생태계 회복과 지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먼저 고창 갯벌과 부안 줄포만 69.5㎢에 달하는 연안 습지보호지역에서는 해양보호구역 관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역관리위원회 운영과 명예습지생태안내인 활동, 생태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갯벌을 지키는 관리 체계도 함께 만들어지고 있다.

갯벌의 생태 기능을 되살리는 작업도 이어진다. 고창 갯벌에는 칠면초와 나문재, 퉁퉁마디 같은 염생식물 군락이 조성된다. 염분이 높은 갯벌에서 자라는 이 식물들은 탄소를 흡수하고 토양을 안정시키며 갯벌 생태계를 지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23년부터 2028년까지 15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갯벌의 자연 회복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안 줄포만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시작된다. 2026년부터 2029년까지 51억 원이 투입돼 염생식물 군락지와 함께 약 850m 길이의 탐방로가 조성된다. 자연을 보호하면서도 사람들이 갯벌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갯벌을 찾는 철새들을 위한 환경 조성도 중요한 과제다. 고창 갯벌에는 도요·물떼새를 위한 인공습지와 탐조시설이 들어선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5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세계유산으로서 고창 갯벌의 생물다양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갯벌을 연구하고 배우는 공간도 마련된다. 170억 원이 투입되는 고창갯벌 세계유산 지역센터는 연구와 교육, 전시 기능을 아우르는 거점 시설로 조성된다. 갯벌 생태를 연구하고 세계유산의 가치를 알리는 중심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갯벌과 함께 살아온 어촌마을의 변화도 함께 추진된다. 고창 두어마을은 최근 해양수산부 공모를 통해 국가지정 갯벌생태마을로 선정됐다. 전북자치도는 8억6000만 원을 투입해 관광시설 개선과 주민 역량 강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자연을 지키면서 지역 경제를 살리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미정 전북자치도 새만금해양수산국장은 “전북의 갯벌은 세계가 인정한 소중한 자연 자산”이라며 “생태 복원과 생태관광을 함께 추진해 갯벌을 지키면서 지역과 사람이 함께 성장하는 길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서해의 갯벌은 여전히 매일 두 번씩 숨을 쉰다.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그 사이에서, 오래된 자연의 시간이 다시 천천히 이어지고 있다./부안고창=박동현 기자


박동현 기자 / 입력 : 2026년 0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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