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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세사기 570건·336억…청년·서민 주거 붕괴 현실화

피해 336억·570건…전주 집중 속 구조적 대응 시급
“보증금 지키는 최소 안전망부터 다시 설계해야”

이강호 기자 / lkh1530@hanmail.net입력 : 2026년 03월 26일
전북에서 전세사기가 더 이상 일부 지역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주거 위기’로 번지고 있다. 피해는 전주를 중심으로 군산·완주까지 확산됐고, 상당수가 사회초년생과 서민층에 집중되면서 지역 주거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까지 전북에서 인정된 전세사기 피해는 570건, 피해액은 336억 원에 달한다. 전체 접수 건수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특히 피해자의 80% 이상이 보증금 1억 원 이하 소액 전세 계약자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피해 양상보다 구조다. 전세사기는 특정 사건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임대인 정보 확인이 제한적이고, 깡통전세 여부를 사전에 판단하기 어려운 시장 구조 속에서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는 더욱 절박하다. 피해자 상당수는 보증금을 잃은 뒤 대출과 월세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계약 해지나 강제 퇴거 이후 당장 거처를 구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단순한 금융 피해를 넘어 생계 위기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전북도는 주거비·이사비 지원과 긴급생계비 지급 등을 포함한 대응책을 확대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일정 부분 숨통을 틔워주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사후 지원 중심 정책만으로는 피해를 막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확대와 같은 예방 장치가 강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정보 비대칭과 시장 감시 부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사전 차단’이다. 임대인의 채무 상태와 주택 담보 현황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위험 거래에 대한 사전 경고 장치, 공공의 적극적 개입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역 특성을 반영한 대응도 요구된다. 전북은 수도권보다 정보 접근성과 시장 감시가 취약한 만큼, 지자체 차원의 보다 촘촘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세사기 문제는 단순한 부동산 범죄를 넘어 청년층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반복되는 피해를 끊기 위해서는 지원 확대를 넘어 제도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이강호 기자


이강호 기자 / lkh1530@hanmail.net입력 : 2026년 0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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