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이란전쟁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3월 29일
채수찬 경제학자·카이스트 교수
지난 토요일 밤 BTS는 광화문 앞에서 병역을 마친 7인완전체 복귀공연을 가졌다. 주로 새 앨범 아리랑에 수록된 곡들을 불렀는데 대표곡은 「수영(Swim)」 이다. 정국과 지민이 「나는 그저 잠수하고 싶다. 나는 그저 잠수하고 싶다.」하고 노래한 뒤, RM은 이렇게 노래 한다. 「악한 세계, 멀리 떠났♘는데 아직도 이 미친 세계에서 깨어나는구나. 이 지도 위에 숨쉴 수 있는 장소를 말해다오, 세계여.」 20만 정도가 모이리라고 예상했던 공연에 5만 정 도가 모인 것은 이란전쟁으로 온세계가 우울증에 빠진 탓이리라. 이스라엘과 미국이 무분별하게 일으킨 이란전쟁이 4주째로 접어들었다. 이번 전쟁에서는 모든 당사국이 패배자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얻은 게 있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이스라엘도 잃은 게 더 크다. 국제사회에서 균형감을 잃은 극단적 성향의 국가로 낙인찍혔기 때문이다. 이란이 가장 크게 피해를 입었지만, 이슬람 신정체제의 이란 정권에게는 이스라엘 과 미국의 공격에서 이란을 지켜냈다는 정통성을 덧입게 되는 예상치 못한 이득이 있었다. 중동국가들도 애먼 전쟁에서 피해를 입긴했지만, 신정체제 확산을 추구하며 주변국들을 불안 하게 만들던 이란 정권의 약화는 그들에게 좋은 소식이다. 얻은 것 없이 가장 크게 잃은 건 미국이요, 가장 큰 패배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미국은 돈도 잃고 인심도 잃♘다. 트럼프는 정치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다. 큰소리 치지만 겁이 많고 계산에 따라 움직이는 그는 이제 체면 불구하고 발을 뺄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맘대로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란정권이 종전협상하면서 게릴라식으로 집요 하게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란은 초반에 너무 많이 잃어서 전쟁장기화 국면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감 손실이 적을 것이다. 전쟁에 끌려들어가지 않으려고 애쓰는 나라들도 큰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 원유가격 상승으로 세계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 전쟁이 계속될수록 고통은 더 커 질 것이다. 이렇게 손실을 짚다 보면 이런 무의미한 전쟁이 일어난 것 자체를 한탄하지 않을 수 없 다. 네타냐후와 트럼프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에서 많 은 사람들이 이유없이 죽어나가도 끄떡하지 않는다. 물론 이들만 그런 것은 아니다. 역사상 그리고 현존하는 많은 권력자들이 같은 부류의 사람들인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이란전쟁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원유가 상승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이미 체감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더 큰 문제다. 지정학적인 영향은 무엇인가. 미국이 군사적 전략자산을 동아시아에서 빼서 중동에 배치 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일본은 그 공백을 메우려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긴장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중국과 일본은 경쟁적으로 한국을 자기쪽으로 더 끌어들이려 할 것이다. 물론 일본은 미국과의 동맹을 고리로 한국과 전략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체제면에서도 더 가깝다. 중국은 교역을 고리로 압박하고 때로는 군사적 시위도 하겠지만 북한도 마음대로 안되는 상황에서 한국을 자신의 영향권 안에 둘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미대화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미국의 대북외교에서 고질적인 뒷버너(back burner) 징크스가 또 작용하게 되었다. 다른 지역의 현안 때문에 북한문제 해결이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는 현상이다. BTS의 새 앨범에 수록된 또 하나의 곡 「회전목마(Merry Go Round)」는 이렇게 노래한다. 「끝났다고 말하고 싶어. 아픔에서 떠나고 싶어 … 이 회전목마에서 내릴 수 없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3월 29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오피니언
가장 많이본 뉴스
기획특집
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