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산업구조 ‘저부가 고착’ 성장 발목…고부가 신산업 전환 시급
산업집중도 627 전국 17개 시·도 최하위…GRDP 연평균 성장률 1.2% 그쳐 한은 전북본부 “피지컬AI·로봇·에너지 선택과 집중…새만금·완주에 기업 집적해야”
이강호 기자 / lkh1530@hanmail.net 입력 : 2026년 09월 08일
전북 경제가 농림어업과 음식료품 등 전통적인 노동집약 산업에 머무르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집중도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고 경제성장률과 노동생산성도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돌아 신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재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박현준 과장과 위승현 조사역은 8일 발표한 ‘지역 산업구조 특성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산업구조지수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역별 산업 특화 수준과 산업집중도, 산업구조 변화속도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북의 주요 특화산업은 2024년 부가가치 기준 입지계수로 농림어업 3.7, 음식료품·담배제조업 3.2, 공공행정 1.8, 광업 1.7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부가가치 산업인 정보통신업은 0.3, 전기전자·정밀기기 제조업은 0.1에 그쳤다. 특히 이 같은 산업구조가 지난 10년간 큰 변화 없이 이어지면서 고부가 신산업으로의 전환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의 집적도 역시 취약했다. 2024년 전북의 산업집중도(HHI)는 627로 전국 평균 845를 크게 밑돌며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산업집중도가 상승했지만 농림어업과 음식료품 등 전통 저생산성 산업 중심이어서 생산성 향상과 같은 집적경제 효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전북의 2015~2024년 연평균 GRDP 성장률은 1.2%로 전국 평균 2.5%와 8개 도 평균 2.1%를 크게 밑돌았다. 제조업 노동생산성 성장률도 -0.7%로 전국 2.0%, 8개 도 0.5%와 격차를 보였다. 인구 증가율 역시 -0.7%로 나타나 산업구조 재편 지연과 생산성 둔화, 인구 유출이 맞물리며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전북의 산업구조 변화속도는 연평균 0.023으로 전국 평균 0.029를 밑돌았다. 고부가 산업으로 한정하면 변화속도는 0.002로 전국 평균 0.004의 절반에 불과해 자본과 노동이 생산성이 높은 신산업으로 원활하게 이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국적으로는 고부가 산업으로 빠르게 전환한 지역일수록 경제성장과 노동생산성이 높았다. 경기·충북·충남 등은 2015~2024년 3~4%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고부가 산업구조 변화속도 상위 3개 지역의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연평균 1.7% 증가한 반면 하위 3개 지역은 0.8%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북의 산업정책도 여러 산업을 나열하는 방식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보고서는 피지컬AI와 로봇·에너지 등을 고부가 특화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새만금은 로봇·에너지, 완주는 피지컬AI를 중심으로 앵커기업과 전·후방 기업이 모이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현재 전북에서는 2026~2030년 7,368억원 규모의 피지컬AI 기반 R&D 생태계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새만금 현대차그룹 9조원 투자와 연계한 AI·로봇·에너지 관련 인프라 및 협력기업 유치도 추진되고 있다. 이들 대형 투자를 개별 사업에 그치지 않고 지역 내 공급망과 고용으로 연결하는 것이 산업구조 전환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산업거점에 ‘고부가가치 기업 인증제’를 도입해 신성장 기업의 집적을 유도하고, 기존 기업의 업종 전환을 지원하는 ‘전북형 스마트 전환 특례보증’과 사양산업 근로자를 위한 ‘지자체 주도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 운영도 제안했다.
결국 전북 경제의 성장 정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업 수 확대보다 고부가 산업으로 자본과 인력을 이동시키고, 핵심 앵커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을 집적해 지역 내에서 투자·생산·고용이 선순환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관건으로 지목된다. |
이강호 기자 / lkh1530@hanmail.net  입력 : 2026년 09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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