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석탑 잘못된 ‘복원’
문화재硏, 구조적 안정성 계산 안해 상·하부 내부적심 다른 형태로 축석 사업기간 부담 돼 설계도 없이 공사
염형섭 기자 / 입력 : 2019년 03월 21일
우리나라 최고(最古), 최대(最大) 석탑인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석탑 상·하부의 내부 적심이 다른 형태로 축석되는 등 일관성을 갖지 못한 방식으로 복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감사원이 공개한 국가지정문화재 보수복원사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미륵사지 석탑 적심부분의 원형 복원 가능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되지 않은 채 시공, 석탑 상·하부 형태가 원형과 달리 층별로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01년 10월 24일 전북도와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 보수정비사업(총사업비 225억 원) 대행협약을 체결하고 2018년 10월 현재까지 사업을 대행하면서 석탑을 해체한 후 조적식(組積式)으로 축석했다. 해체 당시 미륵사지 석탑 내부에 있는 석재는 서로 다른 모양의 크고 작은 자연석이 흩어 쌓여있는 상태였고 공극(석재 사이의 빈틈)이 흙으로 채워져 있었다. 이런 방식은 감은사지 동탑, 남리사지 석탑 등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고대 석탑 축조기법으로, 문화재연구소도 2012년 흙을 대체할 수 있는 충전재를 선정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실시한 바 있다. 그런데 문화재연구소는 2014년 해체한 석탑을 다시 쌓기 위한 설계용역을 진행하면서 원형의 축석방식을 재현할 수 있는지 검토하지 않고, 정사각형 모양의 가공된 새로운 석재로 교체해 반듯하게 쌓기로 계획했다. 기존의 석재는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품질이 낮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그러다가 2016년 원래의 부재를 보존한다며 문화재연구소는 축석방식 변경을 검토했다. 이미 석탑의 2층까지는 정사각형 모양의 새로운 석재를 사용해 쌓아올린 상황이었다. 결국 2층까지는 정사각형 석재로 쌓아올린 것을 그대로 두고, 3층부터는 기존의 부정형 석재를 재사용하고 석재 사이를 충전재로 채우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문화재연구소는 이렇게 축석방식을 바꾸면서 내진성능 등 구조적 안정성을 계산하지도 않았다. 문화재수리법에 따르면 축석방식을 변경할 경우 구조계산을 거친 설계도에 따라 시공하도록 돼 있다. 돌연 축석방식 변경을 통보받은 시공사는 설계업체 선정에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문화재연구소는 공사 중단에 따른 사업기간 연장이 부담스러워 설계도 없이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더욱이 3층부터는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석재를 사용하면서 내구성이 강한 충전재가 필요했으나 문화재연구소는 별도의 자문이나 연구 없이 충전재 종류를 변경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기존의 충전재인 흙보다 성능이 우수하고, 흙과 색상이 가장 유사해 사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현재 구조물 변위계측 결과가 안정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감사원은 “변경된 축석방식은 공극을 유발하는 등 구조적으로 불안할 수 있으므로 설계도를 작성하고, 충전재 성능을 재검증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
염형섭 기자 /  입력 : 2019년 0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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