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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칼럼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손에 쥐어주면 위험하다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06월 19일


얼마 전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후배의 친구가 간만에 생후 35개월 된 아이에게 그림책을 쥐어주고 읽어주려는 데, 아이가 책장을 넘기는 행동 대신 마치 태블릿PC를 사용하듯 옆으로 밀치더라는 하소연이었다. 당시엔 ‘그럴 수도 있겠구나’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남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치원생까지 스마트폰을 즐기는 요즘, 이게 얼마나 보편화된 상황인가?
아이가 보호자의 스마트폰 사용에 간섭에 뭔가 불만을 표시하면 “네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나중에 크면 알게 돼”라고 말을 끊는다. 제 인생을 책임져 주진 않을텐데 부모랍시고 “세상이 그렇진 않다”고 훈계질을 한다. 가끔 주위에서도 이런 상황들을 가끔 본다.
며칠 전, 국회입법조사처의 보고서인 ‘영유아의 디지털미디어 이용현황과 해외사례 및 개선방안’을 읽어 보았다. 유아교육업에 종사하는 자로서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정독하였다. 보고서를 읽고난 후 다소 위안이 되면서도 충격적이었으며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개인적으로 판단컨대 이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취학전 아이에겐 가능하면 스마트폰 등 디지털미디어기기 같은 단말기를 쥐어주지 말라는 것이다. 과다한 디지털미디어 노출과 여과 없는 인터넷 댓글을 접하다보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 신체·정서적 발달에 안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으로 분류한 ‘게임 중독’ 이야기도 나온다.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기기의 과도한 이용과 중독이 공중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온 전 세계 전문가 집단의 지난해 6월 권고 이후 WHO총회가 지난 5월 이를 채택했다는 것이었다. 미국과 대만 등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디지털미디어 환경에 대응하고 있는지도 소개됐다. 미국 소아과학회(AAP)는 2016년 18개월 이하 영유아(취학전 아동)는 스크린미디어를 이용하지 않아야 하고, 만 18∼24개월 영유아에게 스마트폰 등을 접하게 할 경우에는 가급적 좋은 영상물을 보여주되 부모가 함께 봐야한다는 권고였다.
AAP는 구체적인 행동 요령도 제시했다. 만 2∼5세 어린이들은 하루에 1시간 이내로 시청을 제한하고 만 6세 이상 어린이에게는 미디어 이용 시간과 종류를 제한하며 적절한 수면과 신체활동 등이 방해받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했다. 대만은 미국보다 1년 앞선 2015년 ‘어린이 및 청소년 복지와 권리보호에 관한 법률’을 통해 어린이들의 지나친 전자기기 사용을 금하도록 권고했다.
한국 역시 디지털미디어 중독에 손을 놓지는 않았다. 매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 보고서가 발간되고, 숱한 스마트폰 과의존에 관련된 연구결과가 나온다. 얼마 전엔 부처 합동으로 ‘스마트폰·인터넷 과의존 예방 및 해소 종합계획(2019∼2021)’도 발표되기도 했으니 상황이 심각한 단계임을 알 수 있다.
다시 입법조사처 보고서로 돌아와서. 보고서는 영유아 미디어 이용과 관련한 개선방안으로 법률규제, 부모교육 포함 영유아 디지털미디어리터러시 교육, 미디어 이용 지침 권고 및 인식 제고를 제시했다. 이중 가장 고민이 된 문장은 “영유아의 미디어 이용은 대부분 부모 또는 보호자의 허락과 통제에 달려 있기 때문에 어린이 및 청소년에 비해 어른들의 책임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한 심리학박사도 “교육 또는 놀이의 목적으로 아이와 함께 스마트폰을 활용해야지 스마트폰을 부모 휴식시간 확보용으로 사용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아침에 일어나 20~30분 정도는 TV에서 아동프로그램를 보고 어린이집으로 가는 일상이 아이들에게는 극히 정상적인 패턴이고, 만화책이나 그림동화에 흠뻑 심취하는 것도 그들의 본능이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장과 무차별한 보급으로 우리 꿈나무들의 정서와 성장에 매우 왜곡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우 걱정이 앞선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제안한다. 잠자리에서 아이와 20∼30분 정도 같이 그림책을 본 적이 있는가? 아침식사를 한 뒤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집 밖에서 흙놀이를 해보려고 작심했던 때가 있는가? 아이를 성장하게 하는 것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부모의 사랑과 노력이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계순
본지 편집위원장
동화속어린이집 원장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0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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