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5-07-19 14:36:40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PDF원격
검색
PDF 면보기
속보
;
뉴스 > 요일별 특집

[문학칼럼-시인의눈] 농와지경(弄瓦之慶)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2년 07월 28일
ⓒ e-전라매일
물속인데 큰 구멍으로 들어가는 물고기를 발견했다. 빠른 속도로 가까이 다가가서온 힘을 다하여 힘들게 잡아 빼내었다. 휴~ 빼내고 보니 아주 크고 뽀샤시한 게 여간 예쁘지 않은 물고기였다. 은빛 비늘이 햇빛에 반짝거리니 더욱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데 돌아 누우며 눈이 떠져 깨어나 보니 꿈이었다. 시어머님은 태몽이 분명하다고 하시며 무척 좋아하셨다. 나는 두 아들을 연년생으로 두었다. 시어머님은 두 손자를 정말 행복한 마음으로 양육하시는 것 같았다. 늦도록 농부였던 시어머님은 낮이면 논에 다녀오셔서도 두 손자를 깨끗이 씻겨서 유모차에 태우고 동네를 한 바퀴 도시곤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보는 사람마다 “손주가 참 예쁘게 생겼네요.” 하는 이 말을 듣는 재미가 너무 좋아 하루의 피곤조차도 다 날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그러던 두 아들이 어느새 성인이 되어 각자 전공대로 유수한 직장의 일원으로 각기 가정을 꾸린 것이다. 친구들 이야기나 또는 어떤 모임을 가 보던지 다들 장성한 자녀들 결혼 얘기는 주된 관심거리였다. 결혼을 생각도 하지 않아서 속이 터진다는 사람이 한 둘 늘어 가는데 우리 아들 둘은 비교적 적령에 결혼을 한 것이어서 한 시름 놓고 감사하게 생각하던 터였다. 갑자기 폰이 울려 받아보니 큰아들이다. “어머니, 머지않아 할머니가 되시겠어요.” 하는 게 아닌가, 우리가 나눈 꿈 이야기를 마치 곁에서 들은 것처럼...... 열 달이 지난 어느 가을날, 며느리는 딸을 순산했다. 유리창 밖에서만 볼 수 있다 하는데 올라가 보니 어쩌면 내 꿈속에서 보았던 그 은빛, 뽀샤시한 게 꼭 닮아 보였다. 우리 가정에 행운의 여신은 비껴가지 않았다. 행복 바이러스가 기웃기웃 하더니 우리의 품 안을 파고든 것이다. 우리는 기쁨을 가득 안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 웃음소리는 높아지고 만물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영혼까지 아드레날린이 퐁퐁 솟아나는 이 농와지경弄瓦之慶은 누구나 다 경험하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나는 딸을 갖지 못하여 더욱 첫 손녀에 애착이 가는지도 모른다. 여하튼 우리에게 행복의 패스워드를 안겨 준 주인공은 첫 손녀이다.

/배순금 시인
전북시인협회 익산지역위원장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2년 07월 28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오피니언
칼럼 기고
가장 많이본 뉴스
오늘 주간 월간
기획특집
“전북, 대한민국 제조AI 혁신의 심장으로”  
민선8기 3주년 전춘성 진안군수, “지속가능 생태치유도시 실현, 군민이 체감하는 변화 본  
시민과 함께 일군 빛나는 3년, 정읍의 담대한 변화 이끌다  
<2025년 민선 8기 고창군정 성과> 군-정치권 노력끝에 노을대교 2030년 개통 청신  
지해춘 군산시의원의 생활밀착 의정 “발로 뛰어야 도시가 보인다”  
<2025년 민선 8기 고창군정 성과> 심덕섭호 3년, 변화와 성장으로 미래 열었다  
<2025년 민선 8기 고창군정 성과> 심덕섭호 3년, 변화와 성장으로 미래 열었다  
“전주의 결의, 만주의 승전” 봉오동 전투 105주년 전북서 되살아난 항일의 불꽃  
포토뉴스
전주시립교향악단, 젊은 음악 인재들과 협연 무대 마련
전주시립교향악단이 미래 음악계를 이끌어갈 청소년 연주자들과 함께 특별한 무대를 선보인다.전주시립교향악단은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한국 
임실 아쿠아 페스티벌, 초대형 돔·에어컨 쉼터‘첫선’
임실군이 오는 26일부터 열리는 아쿠아 페스티벌을 앞두고, 올해부터는 햇빛을 차단하는 초대형 돔과 에어컨이 완비된 휴게 쉼터를 새롭게 설치,  
˝세계 속 익산 백제를 만나다˝…유네스코 등재 10주년
익산시가 세계유산 등재 10주년을 맞아 백제유산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한다. 익산시는 올해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0주년 
독자와 함께 진화하는 언론 전라매일신문
전라매일이 언론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보다 심화시키기 위한 독자 참여 구조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지난 14일, 전라매일 본사에서 열린 제 
“글씨의 정원에서 서예의 새 매력 만나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이 여름방학을 앞둔 지난 6월 27일, 관람객이 서예를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새롭게 단장한 ‘서예문화실’을  
편집규약 윤리강령 개인정보취급방침 구독신청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고충처리인제도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주)전라매일신문 / 전주시 완산구 서원로 228. 501호 / mail: jlmi1400@hanmail.net
편집·발행인: 홍성일 / Tel: 063-287-1400 / Fax: 063-287-1403
청탁방지담당: 이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숙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전북,가00018 / 등록일 :2010년 3월 8일
Copyright ⓒ 주)전라매일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