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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스페이드 여왕의 윙크(2)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2월 11일
김숙
전)중등학교 교장

영화 「타짜 1」에 보면 우리나라 최고의 타짜 평경장이 나온다. 그는 제자가 되고 싶어 찾아온 고니에게 화투는 슬픈 드라마라며 아예 모르는 게 약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고니는 아는 게 힘이라면서 타짜 되기를 원했고 평경장은 타짜 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손은 눈보다 빨라야 한다고 가르친다. 어떤 패를 잡고 싶냐고 물으며 “아수라발발타, 아수라발발타.”를 외친다. “돈을 벌고 싶냐? 부자가 되고 싶니?”라고 묻다가 “이것이 정주영이고, 이것이 이병철이야.”라며 화투 1월의 5끗과 광을 바닥에 패대기치듯 펼쳐 보인다. 그러면서 전라도 타짜 아귀는 기술을 쓰다 걸려서 귀가 잘렸고, 경상도 선수 짝귀는 들켜서 손모가지가 끊겼다고 한다. 그는 또 “고니 너도 곧 그렇게 될 수” 있음을 질러준다. 자신은 화투를 거의 아트의 경지로 끌어올렸다고 하면서 내가 화투고 화투가 나인 몰아일치의 경지, 혼이 담긴 타짜라고 으스댄다. 하지만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는 대사로 유명했던 정 마담의 사주로 살해된다.

백작 부인의 혼령으로부터 패를 점지받은 게르만은 어땠는가? 이기는 패의 비밀을 간직하다가 드디어 대규모 도박판을 찾아간다. 두 번이나 연거푸 거액을 딴다. 문제는 세 번째 게임이었다. 확실한 패를 쥐었다고 자신한 게르만은 전 재산을 걸고 판을 키운다. 그런데 그가 에이스라고 펼친 카드에서 갑자기 스페이드 여왕이 나온다. 카드 속 여왕은 게르만을 향해 찡긋 윙크한다. 윙크를 보는 순간 그는 여왕을 에이스로 착각한다. 결국 지금까지 땄던 돈을 모조리 잃는다.

「타짜 1」에서 이대 나온 여자 정 마담은 말한다. “화투, 말 참 이뻐요. 꽃을 가지고 하는 싸움. 근데 화투판에서 사람 바보 만드는 게 뭔 줄 아세요? 바로 희망!”이라며 배우 특유의 코 찡긋하는 표정을 짓는다. 마치 스페이드 여왕의 윙크를 떠올리게 한다. 흰색 민소매 드레스와 새빨간 매니큐어가 강렬한 긴 손가락. 그 사이에서 타들어 가던 담배 연기는 어디론가 흐르고 고혹적인 분위기는 도박 세계의 환상을 암시하는 것 같다.

타짜의 희망, 게르만은 도박으로 단번에 부자가 되고 새로운 신분으로 부상하여 출세하고 싶었던 것이었으리라. 하지만 그 뜬구름 같은 욕심으로 그는 전 재산을 잃고 미쳐버렸다. 예술의 경지에 이른 몰아일치의 선수도 기차를 타고 가다 살해되었다. 땅 투기로 부동산 타짜가 된 일부 LH 직원이나 공무원들은 어떨까. 그들은 현재 진행 중으로 지켜볼 일이다.

보도를 보면 그들은 “우리라고 투자하지 말라는 법 있냐?”라거나 “한몫 챙겨서 이민 가겠다.”라고도 한단다. 퇴직했거나 머지않아 퇴직을 앞둔 타짜들은 노후 생활 밑천을 마련한 거라고도 한다. 아니꼬우면 우리 회사에 입사하라는 둥, 이번 같은 상황은 자기들 직장의 특혜라고도 한다니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들이대기에도 민망하다.

하긴 그들도 처음부터 부동산 타짜가 되고 싶었겠는가. 인터넷 댓글에서 명명하는 일부 국개의원들은 사리사욕이나 이전투구를 일삼고, 유전무죄요 무전유죄로 비난받는 검새를 비롯한 법조계도 신뢰가 바닥인지 오래다. 이들이야말로 이미 국민을 기만한 타짜들일 수도 있는데 자신들이라고 손에 쥔 이기는 패를 투척하지 말란 법이 있겠는가? 라는 심산이었을지.

“아수라발발타, 아수라발발타.” 고니의 스승이 외쳤던 이 말이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어처구니없는 차에 따라서 외쳐본다. 한편으로는 부동산 타짜 같은 것 ‘에라, 눈 감고 귀를 막자.’ 하다가도 ‘이 땅의 후손들이 살아갈 세상이?’라고 생각이 미치면 더디 끓는 돌냄비도 슬슬 끓어오를 채비를 한다. 평생 살면서 헛발질만 날린 것 같은 자괴감에 비록 스페이드 여왕에게 윙크 받을지언정 지금이라도 백작 부인을 찾아볼까.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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