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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기획|특집

꿈을 품고 장수군에 뿌리내리다

2022년 터 잡고 가축농장 방문한 뒤 염소의 매력에 빠진 ‘이재술 대표’
김강선 기자 / 입력 : 2025년 03월 13일
최근 귀농귀촌의 흐름이 예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23년 전국 귀농 가구 수가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는 통계는 지난 2년간 귀농귀촌 열풍이 한풀 꺾였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2022년 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 이후 도시를 떠나는 인구 증가세가 둔화된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더불어 농업 창업 초기에는 상당한 자본이 필요하며, 철저한 사전 학습과 경험이 요구되기 때문에 귀농을 신중히 결정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농촌과 도시를 오가며 생활하는 ‘4도3촌’, ‘5도2촌’과 같은 생활방식이 확산되면서, 귀농의 의미와 방식이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
이처럼 농촌에서 농업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해 정착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도전 정신과 꾸준한 노력, 그리고 성실함으로 귀농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성공이란 더 많은 돈을 벌거나 더 큰 성과를 이루는 것이 아닌, ‘잘 정착하는 것’. 그 의미는 거창하지 않다.

◆ 꿈을 품고 뿌리내린 곳, 장수군
“전원생활은 저의 오랜 꿈이었습니다. 도심에서 학원을 운영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던 중, 문득 자연을 벗 삼아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수군 계남면에는 이재술 대표의 아늑한 농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자리잡은 지도 어느덧 3년째. 전주에서 오랫동안 거주했던 이 대표는 2022년 도시를 떠나 이곳에 터를 잡았고, 귀농을 결심한 후 매일 매일을 바쁘게 보내고 있다.
“귀농을 결심하고 참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우연히 지인의 가축 농장을 방문하게 됐고, 그때부터 염소의 매력에 끌렸어요. 이곳저곳 축사를 찾아 다니다 장수군에서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았고, 바로 귀농을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제 귀농의 여정은 설렘과 동시에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농사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그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알아가고 배워야 했다. 흑염소를 키우는 지인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지만, 직접 부딪히면서 겪어나가야 할 어려움이 너무 많았다고.
이 대표는 현재 흑염소 40마리 가량을 키우면서, 만 평의 땅에서 다양한 채소 농사를 지으며 복합영농을 하고 있다.

◆ 염소와 함께하는 농촌생활, 귀농 후 새로운 행복 찾아
염소 사육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 염소는 아무거나 잘 먹고 새끼는 번식력이 좋아 쉽게 키울 수 있다는 말들을 믿고 쉽게 생각했던 것이 불찰이었다.
염소는 소식성인데다 다른 반추동물과 달리 풀뿐 아니라 나뭇잎·가지·낙엽 등을 즐겨 먹어 수월한 점도 있었지만, 질병에 취약하다는 점이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특히 새끼 염소는 태어나자마자 면역력이 약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잘 보살피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지만, 한순간의 부주의로 질병에 노출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
이러한 점 때문에 염소를 잘 기르기 위해서는 보다 수준높은 수의학적 지식과 사육 기술이 필요했다.
농사와 병행하면서 밤낮으로 공부를 이어가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또 적절하고 깨끗한 환경 관리도 중요해요. 이제는 이 삶에 어느 정도 적응했고, 현재는 한국 토종 흑염소와 외래종을 함께 사육하고 있습니다. 각 품종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고 지금도 공부를 이어가고 있어요.”
염소고기는 쇠고기와 돼지고기에 비해 철분이 8배 이상 함유되어 있다. 특히 노화방지에 탁월한 비타민E(토코페롤)를 45g이나 함유하고 있다. 또 예로부터 염소고기는 5장 6부를 보호하고, 산후조리에 좋으며 특히 여성들에게 좋다고 많이 알려져 있다.
“여러 장점 덕분에 염소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염소 사육에 좀 더 몰두해 농장의 규모를 10배 정도 확대하고 싶어요. 염소가 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기도 해서 동물들과 교감하며 보내는 농촌생활이 행복하거든요.”

◆ 귀농, 얕보다간 큰 코 다쳐… 철저한 준비 필요
“귀농 후 3년이라는 시간은 도전과 배움으로 가득했던 것 같아요. 초기에는 농촌 환경에 적응하고 주민들과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기틀이 다져진 것 같아요. 제 목표를 이룰 때까지 더 열심히 살아보려 합니다.”
그는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에게 체계적인 준비와 열린 마음을 강조했다. 귀농은 단순히 도시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길이라는 것.
“자연 속에서 눈을 뜨고, 한적하고 여유로운 귀농 생활을 꿈꾼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철저한 준비와 함께 마음을 단단히 먹고 도전해야 하는 것이 귀농입니다. 그래도 농업의 가장 큰 장점은 열심히 하다 보면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해낼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귀농, 또 농업은 무엇보다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이 대표는 귀농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장수에서의 삶이 도시 생활의 소란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한다. 서로가 서로를 돕고 따뜻한 온도를 나누는 이곳에서는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장수=김강선 기자


김강선 기자 / 입력 : 2025년 0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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