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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혼란기의 경제리더십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6월 03일

채수찬
경제학자
카이스트 교수

세계경제가 불확실성 속에 헤엄치고 있는 상황에서 리더들은 방향을 제시하지 못해 우물 쭈물하고 있다. 일부 주요국 지도자들은 오히려 경제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유럽에 전쟁을 일으켜 에너지 수급을 흔들었을 뿐 아니라, 유럽 각국이 국방예산을 증가시키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들어 경제를 뒷받침할 재정운용이 어렵게 되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급격한 관세인상으로 세계경제를 침체시키는 직격탄을 쏘았다.

세계의 기업지도자들은 악화되는 상황에 전전긍긍하며 미래를 설계하지 못하고 있다. 경 제는 정치가 안정적이고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해주어야만 제대로 작동한다. 정치가 혼란스 럽고 정책이 잘못되면 기업이 앞으로 갈 수 없다.

한국이 식민지 수탈과 전쟁의 잿더미를 딛고 경제성장을 이루어 선진국 반열에 이르게 된 데는 정치가 나름 한 몫 했다. 경제를 발전시켜야한다는 의식과 의지를 가진 지도자들이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사리사욕만 채우는 정치지도자들이 분탕질치는 것을 막는 데는 민 주주의의가 함께 성장한 것도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경제발전을 이끄는 지도자가 늘 나오 는 것도 아니고, 민주주의가 작동한다고 경제가 반드시 발전하는 것도 아니다.

한국의 지난 두 정권은 그 동안 쌓아온 국가경쟁력을 후퇴시켰다. 문재인 정부는 경제를 잘 모르는 이념편향자들에게 정책의 입안과 집행을 맡겨 '좌측깜박이 켜고 후진'하면서도 통 계에 눈감으며 자신들만의 잔치를 벌였다. 국가재정을 통상적인 규율을 벗어나 넘치게 풀었 던 것이 갑자기 찾아온 팬데믹 사태를 극복하는 게 일조했던 게 그나마 요행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펴겠다고 공언했지만 경제에 무개념인 것은 마찬가 지였다. 기술경쟁력 향상과 전문인력 양성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정책들을 충분한 검토 없이 자의적이며 충동적으로 결정한 것은 큰 부정적 충격을 주었다. 어려운 외환위기 시절에 도 유지했던 연구개발예산을 대폭 삭감한 게 가장 큰 예다. 정치적 정지작업도 없이 의대정 원을 갑작스럽게 대폭 증원하여 혼란을 일으킨 것이 또 하나의 예다.

최근 두 번에 걸친 대통령 후보자들의 토론을 보고들었다. 실망스러웠다. 후보들의 경제 문제들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경제정책의 큰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물론 대통령후보가 경제전문가여야 되는 것은 아니다. 또 계엄령사태로 갑자기 치루게 된 선거라서 준비가 덜 된 측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후보자들의 말을 들어봐도 새 정부 경제정책의 방향을 가늠 할 수 없는 것은 문제다.

후보자들의 경제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이 시대 화두는 혁신 과 균형이다. 혁신은 포기할 수 없다. 인류의 진보를 뒷받침하는 엔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혁신의 속도가 너무 빨라 소득양극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아 정치적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 대안이 없으면 혁신의 속도를 늦추기라도 해야 한다.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후보자들의 토론에는 이런 문제 의식이 보이지 않았다.

후보자들이 경제정책의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인공지능에 대해서 는 대부분의 후보가 구호성 정책들을 제시했다. 핵발전에 대해서는 이념적 성향에 따라 갑론 을박하였다. 그러나 트럼프가 흔들어 놓은 세계경제 상황에서 한국경제 운용의 큰 원칙을 천 명한 후보는 없었다. 자유로운 국제교역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았고 앞으로도 이를 통해 살 아갈 수밖에 없는 한국이다. 예를 들어, 일시적인 후퇴가 있더라도 자유무역의 챔피언이 되겠 다는 담론을 펴는 후보자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새 정부의 경제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6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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