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08-08 10:14:15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PDF원격
검색
PDF 면보기
속보
;
지면보다 빠른 뉴스
전자신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전라매일
·07:00
·17:00
··
·17:00
··
·16:00
··
·16:00
··
·16:00
뉴스 > 칼럼

칼럼 - 죽음과 삶의 사생관(死生觀)

- 죽어서 다시 사는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23일

김동수 시인, 전라장신연구원 이사장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죽음을, 그림자의 세계에서 벗어나 이데아(Idea)의 세계로 들어가는 통과의례로 보았다. 존 번연도 『천로역정』에서 ‘죽음은 감옥에서 나와 궁궐로 들어가는 통로, 폭풍의 바다에서 헤어나와 안식의 항구로 들어가는 것’이니, 죽음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문(門)이라고 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도 그렇게 의연하게 독배를 들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삶과 죽음을 단절로 보지 않고 하나의 연속성으로 보는 불교의 윤회사상이나 기독교의 부활론과도 맥을 같이 하는 연기론적 세계관이다. 그러기에 그가 이승에서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사후(死後) 세계에 가서도 그에 값하는 생(生)을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마치 잘 보낸 하루가 편안한 잠을 불러오듯, 잘 보낸 인생이 행복한 죽음을 가져온다는 인과응보론(因果應報論)과도 같은 맥락이다.
불교에서는 죽음을 ‘또 다른 곳으로의 이사’로 보면서, 이러한 삼라만상의 운행 과정을 생멸법(生滅法)과 윤회(輪廻)로 설명하고 있다. 만상은 한번 생(生)하면 반드시 멸(滅)하게 되는 것이니, 이러한 자연의 이법(理法), 곧 생하고 멸하는 생멸(生滅)의 법칙을 겸허히 수용하게 된다면, 이별의 고통과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증산도(甑山道)에서도 사람이 지상에서 살다가 생을 마감하게 되면, 혼(魂)은 육신의 옷을 벗고 천상에 올라가 신명(神明)의 삶을 살게 된다고 한다. 마치 매미가 육체의 허물을 벗고 천상의 신명으로 다시 살아가듯, 죽음은의미 없이 그냥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삶이 그대로 모이고 쌓여 윤회를 거듭하게 된다는 것이다. 선인선과(善人善果)요 악인악과(惡人惡果), 생시에 선덕을 쌓으면 다음 생에 좋은 곳에 태어나고, 악행을 많이 저지르면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끝은 새로운 시작을 가지고 온다. 춘하추동의 순환도 이러한 자연의 이법에 따라, 봄에 뿌린 씨앗이 가을에 열매가 되고, 그 열매가 떨어지면 그 자리에서 다른 새싹이 돋아나 또 다른 생(生)이 시작된다.
이러한 연기와 윤회로 우주만상이 생멸을 거듭하며. 삶과 죽음, 죽음과 삶이 하나로 끊임없이 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들이 이제껏 전통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태어나서 죽어가는 허무적 생사관(生死觀)이 아니라, 죽어서 다시 태어나는 생성적 사생관(死生觀)으로 죽음의 본질을 새롭게 정립하면서 남은 생을 차분하고 의연하게 맞이하자고 한다.
겨울을 일 년의 시작으로 볼 수도 있고, 일 년의 마지막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겨울을 일 년의 시작으로 보는 농부는 겨우 내 객토도 하고 농사준비 기간으로 보내지만, 게으른 농부는 겨울 내내 움추리거나 사랑방에서 노름이나 합니다. 그러나 일 년 후 추수에서 두 농부의 차이는 엄청날 것입니다.
- 김덕권, 「죽음보따리」에서
죽음은 궁극적으로 소멸이 아니라 생시(生時)의 업보에 따라 윤회를 거듭하게 된다. 만해도 그의 시 「님의 침묵」에서 ‘이별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라고 했듯이 영적으로 깨친 자들에게 있어서의 ‘죽음은 다만 육신이 무너진 것에 지나지 않으니, 그것은 절망이 아니고 또 다른 희망의 출발이다.
태어나 사라지는 ‘생사(生死)’의 세계가 아니라, 죽어서 다시 태어나는 ‘사생(死生)의 자연관’, 그러기에 내세에 대한 기쁨과 소망으로 남은 생을 즐겁게 살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죽음 앞에서 보다 자유로운 삶을 누리게 되지 않을까 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23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오피니언
칼럼 기고
가장 많이본 뉴스
오늘 주간 월간
기획특집
귀농·귀촌으로 다시 뛰는 김제, 지역 활력으로 이어지다  
전주비전대, K-컬처 기술인재 양성 AI 실무연수 성료  
도서관, 책을 넘어 사람과 지역을 잇다  
김제, ‘머무름’의 가치를 깨우다… 체류형 관광 이정표 제시  
지역소멸의 시대, 마을의 시간을 기록하다  
정읍시 ‘잘 쓰는 행정’ 선언…재정혁신으로 미래 기반 마련  
고창군, 민선 8기 3년…산업·관광·복지 10대 성과 결실  
김제시, 생활밀착형 자살예방 안전망 확대  
포토뉴스
어반자카파·심수봉부터 AI 판소리까지…전주세계소리축제 `풍성`
2026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대중음악과 전통예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맞는다. 감성 보컬 그룹 어반자카파 
국립민속국악원, 임서연 `강산제 심청가` 완창 무대
국립민속국악원이 판소리 완창의 깊은 멋을 느낄 수 있는 '소리 판' 무대를 마련한다.국립민속국악원은 오는 22일 오후 2시 예음헌에서 소리꾼  
지역 창작연극 `감정거래소` 8일 우진문화공간 무대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 지원하는 창작 연극 '감정거래소'가 오는 8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이번 공연은 전북문화관광재단 
백정신 센터장 ˝청년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문화공간 만들겠다˝
삼천생활문화센터가 청년들의 취향 탐색과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오늘은 딴짓 좀 하겠습니다 : 기지개 기록'을 운영하며 참가자를 모 
전주문화재단 공연예술지원 선정작 `전주-무경` 무대 오른다
전주문화재단의 2026 공연예술지원 사업 선정작인 '박현희 무브먼트'의 창작 한국무용 공연 'RETURN-전주-무경(舞景)'이 오는 8일 전주 
편집규약 윤리강령 개인정보취급방침 구독신청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고충처리인제도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주)전라매일신문 / 전주시 완산구 서원로 228. 501호 / mail: jlmi1400@hanmail.net
발행·편집인: 홍성일 / Tel: 063-287-1400 / Fax: 063-287-1403
청탁방지담당: 이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숙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전북,가00018 / 등록일 :2010년 3월 8일
Copyright ⓒ 주)전라매일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