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여름철 고온기에도 고품질 파프리카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아주심기 시기부터 냉방과 양액 공급, 환경 제어기술까지를 망라한 재배 지침서를 마련해 보급에 나섰다. 수출용 수요가 집중되는 8~10월 내수 및 해외 시장 대응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24일, 평지에서도 여름철 파프리카를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도록 ‘고온기 파프리카 재배 지침서(매뉴얼)’를 마련해 농가에 보급한다고 밝혔다. 이는 여름철 수확량 감소와 생산지 확대 요구에 대응한 조치로, 내수뿐 아니라 수출용 물량 확보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파프리카는 일반적으로 여름철 고랭지 위주로 재배돼왔으나, 8~10월에는 평지에서도 품질 저하 없이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도록 기술 적용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번에 보급되는 지침서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지침서에는 ▲6월 아주심기 적기 ▲펄라이트 배지 활용 ▲뿌리 냉방 및 안개분무 시스템 ▲히트펌프 기반 냉방 ▲양액 농도 조절 ▲이산화탄소(CO₂) 공급 기준 등 고온기 시설재배에 필수적인 기술이 종합적으로 담겼다.
실제 연구에서는 펄라이트 배지를 활용해 6월에 아주심기를 하고, 히트펌프와 안개분무 냉방을 병행할 경우 하우스 내부 낮 기온을 외부보다 2~5℃ 낮게 유지할 수 있었으며, 야간 기온도 18℃ 이하로 안정적으로 조절 가능했다.
또한 냉수관을 활용해 뿌리 부위를 냉각시킨 실험 구역에서는 ‘상’ 등급 파프리카 수확량이 무처리 구역보다 16.1% 증가하는 결과도 확인됐다.
양액 관리에서는 생육 단계에 따라 전기전도도(EC)를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주심기 직후와 초기 열매 착과 시기는 EC 2.5(dS/m), 이후 생장기에는 EC 2.0으로 낮춰 공급하는 방식으로 생육 안정성을 확보했다.
배양액 공급은 누적 햇빛양(적산일사량)을 기준으로 자동화된다. 예컨대 6월 뿌리내림기에는 150줄(J/㎠), 여름철 생장기에는 50~~80줄, 겨울철(11월)은 90~~100줄로 설정해 생육 단계별로 적정한 공급이 이뤄지도록 했다.
이 외에도 지침서에는 고온기 안개분무시스템 설치 기준, 냉난방기(Fan Coil Unit, FCU) 용량 및 송풍 덕트 규격, CO₂ 공급 기술 등 환경 제어를 위한 실무적인 정보가 자세히 수록됐다.
해당 지침서는 농촌진흥청 농업과학도서관 누리집(lib.rda.go.kr)에서 ‘(고온 극복을 위한) 대형단동하우스 활용 안내서’라는 이름으로 내려받을 수 있다.
옥현충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기초기반과장은 “이번 지침서는 여름철 파프리카 재배에 어려움을 겪는 남부지방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장 실용성을 높이고 고온기에도 고품질 수확이 가능하도록 지속적인 기술 보급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