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연애를 빙자한 사기, 이른바 ‘로맨스스캠’ 피해액이 올해 1,000억 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검거율은 여전히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수사 한계가 지적된다.
26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시을)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로맨스스캠 피해액은 1,000억 원, 피해 건수는 1,56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2024년 2~12월) 675억 원, 1,265건에 비해 각각 325억 원(48%), 300건 증가했다.
최근 로맨스스캠은 단순 연애 사기를 넘어 가상화폐 투자, 해외 거래 사이트, 온라인 투자 플랫폼 등을 이용한 복합형 범죄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돼지 도살(pig butchering)’이라 불리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SNS에서 친밀감을 형성한 뒤, 허위 코인 투자나 가짜 앱을 이용해 금전을 갈취한 뒤 잠적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범죄 조직 대부분이 해외 서버와 인력을 기반으로 활동해 국내 수사에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로맨스스캠 검거율은 12.7%에 그쳤으며, 올해도 46.9%로 여전히 절반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검거 인원은 206명, 검거 건수는 734건에 불과하다.
한병도 의원은 “로맨스스캠은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초국경 조직범죄로, 대부분이 해외 거점을 둔 체계적 사기”라며 “국제공조 수사와 병합수사 확대를 통해 해외 조직까지 추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피해 예방을 위한 금융기관·플랫폼의 경고 시스템 강화와 대국민 인식 제고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찰은 SNS와 메신저를 통한 유사 피해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 투자나 연애 명목의 금전 요구에는 즉시 의심하고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서울=김경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