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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완주 통합, 멈춘 논의 위에 다시 세울 미래 전략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11월 26일
전주와 완주의 통합 논의가 민선 8기 안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5일 우범기 전주시장은 “내년 지방선거까지 통합시 출범은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는 단순하게 일정상의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그간의 추진 방식과 지역 갈등, 제도적 한계가 총체적으로 드러난 결과다. 통합 논의는 네 번째 시도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통합을 둘러싼 갈등이 얼마나 뿌리 깊고, 행정·정치적 조율이 얼마나 미흡했는지를 보여준다.
현행 주민투표법상 지방선거 60일 전에는 주민투표 발의가 불가능하다. 설령 투표가 가결되더라도 법제화, 명칭 확정, 청사 소재지 결정 등 여러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내년 선거까지 통합시 출범은 현실성 자체가 없다. 일정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 갈등만 증폭되었을 뿐 미래 비전이나 구체적 모델 제시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통합은 필요하다. 전주는 인구와 공간의 제약에 직면해 있다. 완주는 산업 기반과 정주 여건에서 전주와의 상호 의존이 크다. 미래 세대가 경쟁력 있는 생활·산업 환경을 누리기 위해선 일정 규모의 광역 경제권 형성이 필수다. 그러나 필요성이 곧 추진 가능성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완주 지역에서는 ‘흡수 통합’이라는 역사적 트라우마가 남아 있다. 기초단체의 권한 축소와 재정 배분 문제에 대한 우려도 해소되지 않았다. 최근 완주 지역에서 이어진 격렬한 반대는 민간 주도 모델조차 신뢰 기반 없이 추진될 경우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정치권에서도 광역경제권 구상, 절차적 정당성 강조, 조건부 찬성 등 각기 다른 목소리가 쏟아지며 주민 혼란만 키웠다. 통합의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할 중앙정부 역시 주민투표 시기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고민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추진 동력은 약해졌고, 지역사회 피로감은 극에 달했다. 이제는 더 밀어붙여도 성과보다는 상처만 남을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논의는 계속되어야 한다. 전주와 완주의 통합은 특정 시기, 특정 행정부의 프로젝트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전북 전체의 경쟁력과 직결된 장기 전략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서둘러 결과를 만들려는 조급함이 아니라, 왜 이번 시도에서 실패했는지에 대한 냉정한 성찰이다. 재정 조정 구조는 현실적인가, 도시계획 권한 배분은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어떤 공동 비전을 기반으로 상호 신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핵심 의제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단 한 번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한다.
또한 통합이 어렵다면 대안 역시 모색해야 한다. 인근 지자체와의 광역 협력, 산업·생활권 단위별 기능 통합, 행정 연계 강화 등은 통합 논의와 병행될 수 있다. 특정 지자체 간 물리적 합병만이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유일한 해법은 아니다. 특히 지역 개발 여건이나 교통 인프라 확충 가능성을 고려한 다양한 연계 모델은 장기적으로 전북권 광역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다.
이번 민선 8기에서의 통합 무산은 실패라기보다, 제대로 된 논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경고에 가깝다. 성급한 추진은 갈등을 키웠고, 정치적 이벤트는 신뢰를 떨어뜨렸다. 이제는 민선 9기를 향해 차분히 재정비해야 한다. 주민과 행정, 정치권이 함께 공유할 비전, 실질적 이익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구조, 무엇보다 상호 신뢰를 쌓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통합은 결국 미래를 선택하는 문제이다. 그 길이 멀어 보이더라도,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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