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인구 위기, 재정 붕괴의 서막을 막아야 할 때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2월 09일
전북의 인구 급감은 이제 먼 미래의 위협이 아니다. 현재진행형의 구조적 위기이자, 생존 위기다. 대응 시기를 놓치면 지역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중대한 분기점에 서 있다. 최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김명지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이 같은 현실을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후 단 한 차례의 반등 없이 이어진 인구 감소는 2025년 말 기준 172만 4,856명, 2026년 초 172만 3,000명대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추세라면, 2027년 170만 명 선 붕괴는 더 이상 가정이 아니라 현실적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인구 통계의 문제가 아니다. 전북 재정 기반과 행정 기능, 산업 경쟁력 전반을 흔드는 구조적 위기의 시작이다.
지난 2017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2018년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는 전북 산업 구조에 치명적 충격을 남겼다. 이후 인구 유출은 연간 1만 명 수준에서 1만 5,000~1만 7,000 명대로 급증했고, 최근까지 구조적 감소 흐름이 고착화됐다. 2024년 약 1만 6,000명, 2025년 1만 3~4,000명 감소는 전국에서도 가장 빠른 수준이다. 일부 시군에서 인구 감소세가 완화되거나 증가로 전환된 사례도 있지만 이는 전체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전북의 중심 도시인 전주시에서 1만 명 이상 인구가 빠져나간 것은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전북 전체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다. 중심 도시가 약화되면 주변 시군의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는 것은 이미 여러 지역에서 확인된 공식과도 같다.
문제의 심각성은 재정 구조와 맞물리면서 더욱 커진다. 전북 재정자립도는 20%대 초반으로 전국 최하위권 수준이다. 중앙정부 이전 재원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인구 감소는 곧 교부세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공공서비스 축소와 투자 위축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만든다. 인구는 더 이상 자연적으로 변하는 수치가 아니라 재정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 변수다. 인구 감소를 방치한 채 재정 위기를 논하는 것은 원인을 외면한 처방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청년 인구 유출과 초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청년층 유출은 지역 산업 기반 약화와 출산율 감소를 동시에 초래한다. 새만금 개발, 이차전지 산업, 신재생에너지 산업 등 대형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구 기반이 약화된다면 장기 지속 가능성은 담보하기 어렵다. 생활인구 증가나 일부 지역 반등 신호만으로 위기를 낙관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냉혹하다.
앞으로의 대응은 선언이 아닌 실행이어야 한다. 먼저, 인구 정책을 복지 정책의 하위 영역이 아닌 경제·재정 전략의 최상위 과제로 재편해야 한다. 청년 정착을 위한 일자리 창출, 주거 지원, 교육 환경 개선, 창업 생태계 구축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또한 전북의 중추 도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전주-완주 통합 논의를 포함한 거점 도시 육성 전략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나아가 중앙정부 재정 구조 개편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 교부세 산정 기준 개선, 지방소멸 대응 재원 확대, 특별재정 지원 제도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
인구 문제는 한번 무너지면 회복에 수십 년이 걸린다. 지금 대응하지 못하면 향후 어떤 산업 투자나 SOC 확충도 효과를 내기 어렵다.
행정과 정치권, 지역사회가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구조적 해법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재정 붕괴와 지역 소멸은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일지 모른다. 인구를 지키는 것은 단순한 정책 과제가 아니다. 지역의 존립을 지키는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위기 인식이 아니라, 과감하고 실질적인 실행이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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