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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무는 생각 - 장애란
혹한의 날씨 팔순을 훌쩍 넘겼건만 길을 나선다 그분께 받은 탤런트를 삶의 밑천 삼아 목소리를 가다듬고 스스로를 나눔의 전도사라 부른다 그를 바라보는 내 마음 발동걸린 기절초풍할 노파심 난 그대 삶의 조력자일 뿐 앞서거나 대신할 수 없음을 안다 그만의 마지막 길에 노잣돈을 마련하려는 걸까 누군가는 파 한 뿌리의 선행으로도 노잣돈을 삼았다던데 꼬리를 무는 이쯤에서 조용히 접어 둔다
□ 작가의 말 □
혹한의 날씨 속에서도 길을 나서는 한 노인의 모습을 바라보며 시작되었다. 팔순을 넘긴 몸으로 세상에 나서는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그저 평생 받은 재능을 밑천 삼아, 사랑과 나눔을 말하고자 하는 소박한 의지다. 그러나 그를 지켜보는 화자의 마음은 담담하지 않다. 응원과 존경 사이에서, 혹여 다치지는 않을지, 마지막 길을 준비하는 것은 아닐지 하는 노파심이 발동한다.‘조력자일 뿐’이라는 자각은 사랑이 지나친 간섭으로 변하지 않으려는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다. 노잣돈과 파 한 뿌리의 비유는 삶의 끝에서조차 의미를 남기고 싶은 인간의 마음을 담았다. 이 시는 거창한 선행이 아니라, 끝까지 자기 몫의 길을 가려는 삶을 조용히 배웅하는 마음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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