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전주탄소산단, 유치 업종 다양화로 채워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9월 21일
전북의 미래 신성장 동력 핵심기지로 조성한 전주 탄소소재국가산업단지에 먹구름이 들이치고 있다. 대한민국 유일의 탄소 전문 산단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무색하게도, 정작 분양 전선과 기업 유치 실적은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넓은 부지가 장기간 비어 있는 실정이다. 탄소 산업을 전북의 대표 산업으로 키우고 수도권 강소기업들을 불러 모으겠다던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시의 호기로운 공언이 민망하기만 하다. 물론 글로벌 경기 침체와 대기업들의 투자 위축이라는 대외적 악재가 발목을 잡은 측면이 크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탄소’에 갇혀 초기 활성화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탄소산단은 전북 경제의 성장 엔진이 아니라, 막대한 혈세만 묶인 채 지역의 활력을 갉아먹는 거대한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현재 전주 탄소산단 기업 유치는 지나치게 좁게 설정된 입주 기준과 규제에서 비롯됐다. 신생 산업단지가 초기에 안착하려면 앵커기업의 입주와 함께 전후방 연관 기업들로 촘촘한 생태계를 형성해야 한다. 하지만 ‘탄소 소재 및 제품 제조업’ 등 극히 제한된 업종만을 허용하고 있다. 아무리 탄소 산업이 미래의 쌀로 불린다 한들, 아직 전 세계적으로나 국내적으로 공급망과 시장의 규모가 무르익지 않은 초기 단계다. 이런 상황에서 규정에만 매몰되어 문턱을 높여놓으니, 투자의향이 있는 유망 신산업 기업들마저 발길을 돌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비어 있는 산단은 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없다. 업종의 순혈주의를 고집하다가 산단 전체를 고사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제 도와 시는 ‘탄소’라는 고정관념의 틀을 과감히 깨부수고 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 탄소라는 핵심 정체성은 유지하되, 유치 업종을 대폭 다양화하여 산단의 문턱을 전격적으로 낮춰야 한다. 전북은 최근 정부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를 거머쥐었다. 새만금의 이차전지 특화단지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역시 탄탄하게 궤도에 올랐다. 그렇다면 전주 탄소산단의 남은 부지를 이들 반도체 소부장, 이차전지 소재, 우주항공, 첨단 모빌리티 등 전북이 새로 확보한 첨단 미래 산업군과 융합할 수 있는 연관 기술 기업들에게 개방하는 것이 지극히 상식적이다. 업종 다양화는 단순히 빈 땅을 채우기 위한 고육지책이 아니다. 탄소복합재는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조선, 방산, 반도체 장비 등 타 첨단 산업과의 융복합을 통해서만 완제품으로서의 진가를 발휘한다. 따라서 다양한 첨단 제조 기업들이 탄소산단에 함께 입주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소재-부품-완제품’으로 이어지는 고부가가치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이 완성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중앙부처를 향해 전주 탄소산단의 관리기본계획 변경과 입주 허용 업종 확대를 강력히 건의하고 관철해 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산업단지의 생명은 속도와 유연성이다. 한 번 기업들의 외면을 받아 낙인찍힌 산단은 향후 경기 기조가 돌아서더라도 활력을 되찾기 대단히 어렵다. 도는 기업 유치 실적 부진을 대외 여건 탓으로 돌리는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기업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재설계하고 행정적 규제 걸림돌을 선제적으로 치워줘야 한다. 어렵게 확보한 국가산단 부지가 잡초만 무성한 황무지로 방치되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규제의 족쇄를 풀고 문턱을 낮추어 전주 탄소산단을 전북 첨단 산업 융합을 일궈내는 심장으로 다시 뛰게 만들어야 할 때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9월 21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오피니언
가장 많이본 뉴스
기획특집
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