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9월 22일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한가위를 맞았다. 선조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을 한가위 날만 같아라”라며 수확의 기쁨을 나누었다. 한여름의 모진 폭염과 유례없는 장마를 꿋꿋이 이겨내고 마침내 햅쌀과 햇과일을 수확해 조상께 감사를 올리고, 온 가족과 이웃이 한자리에 모여 넉넉한 정을 나누는 이 시기만큼은 우리 삶에서 가장 풍요롭고 평온한 순간이다. 오곡백과가 무르익은 들판을 지나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과 도민들이 둥근 보름달 아래서 나누는 따뜻한 덕담과 웃음소리는 그동안 쌓인 삶의 피로를 씻어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유의 포근함은 공동체를 지탱해 온 가장 강력한 정서적 버팀목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격언과 달리, 도민의 어깨가 무겁기만 하다. 장기화된 내수 경기 침체와 고물가, 고금리의 파고는 골목상권 소상공인들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꽁꽁 얼어있다. 명절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전통시장과 전통 상가는 활력을 잃었고, 기후변화로 인한 수확량 감소와 농산물 가격 불안정은 한 해 동안 피땀 흘린 농가들의 마음을 애타게 하고 있다. 가뜩이나 인구 유출과 저성장의 늪에서 허덕이는 전북의 경제 체약자들에게 이번 명절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어쩌면 일상보다 더 큰 상대적 박탈감과 생활고를 견뎌내야 하는 인내의 시간이기도 하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시군이 도민의 안녕을 위해 최우선으로 확보해야 할 가치는 바로 '빈틈없는 안전'이다. 특히 수많은 인파와 차량이 일시에 대이동하는 연휴 기간의 교통안전과 수송 대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도와 경찰청은 주요 고속도로와 국도의 병목 구간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전주역 등 주요 관문의 진입로 혼잡을 선제적으로 통제해야 한다. 명절 연휴마다 반복되는 졸음운전과 음주운전 범죄를 차단하기 위한 상시 단속 체계를 유지하고, 대중교통 이용객들의 불편이 없도록 증편 및 막차 시간 연장 등 촘촘한 교통 편의를 제공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길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짜증이 아닌 설렘으로 가득 차도록 돕는 것이 행정의 첫 번째 의무다. 또한 명절 연휴 기간의 의료 공백 우려가 높다. 가뜩이나 지방 응급의료 체계가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연휴 기간 응급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해서는 절대 안 된다. 보건당국은 도내 대학병원 및 응급의료기관들과의 핫라인을 24시간 확고히 가동하고, 문을 여는 당직 병·의원과 약국을 시·군 구석구석까지 사각지대 없이 배치해 도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안내해야 한다. 특히 응급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무주, 진안, 장수 등 동부 산악권과 농어촌 지역의 독거노인 등 고위험군 취약계층에 대한 비상 이송 및 구급 체계는 평시보다 배 이상 강력하게 작동해야 한다.단 한 명의 도민도 응급실을 찾지 못해 발을 구르는 일이 없도록, 의료 안전망의 나사못을 단단히 조여야 한다. 명절이 가진 본연의 가치인 ‘상생’과 ‘공동체 정신’을 되살리는 일도 시급하다. 홀로 명절을 보내야 하는 소외된 이웃, 취약계층, 그리고 가족돌봄청소년(영케어러) 등에게 우리 사회가 먼저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형식적인 위문품 전달이 아니라,연대의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줄 때다. 보름달은 어김없이 세상을 공평하고 환하게 비춘다. 비록 현실의 삶은 팍팍하고 해결해야 할 가시적인 과제들이 산적해 있을지라도, 이번 한가위 연휴만큼은 도민 모두가 일상의 시름을 잠시 내려놓고 가족의 소중함과 이웃의 정을 확인하는 따뜻한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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