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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걷던 길

- 전주 화산(華山)공원 길을 생각한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07월 29일
ⓒ e-전라매일
전주 화산공원에 가서 어머니가 걷던 그 비단결 같은, 꿈길 같기도 한 능선길을 걷는다. 시내 한복판 경원동에서 40여년 사시다가 서신동 아파트로 이사오신 뒤로 어머니에게 특별한 습관이 생기셨다. 어머니는 10년 넘어 노래도 부르고 박수도 치며 그 길을 거의 매일 걸으셨던 것 같다. 둘째인 내가 사는 서울 우리집에 오시면 아차산에 매일 오르신다. 아차산 바위길도 곧잘 타셨다.
화산(華山)에 오를때면 어머니는 서신제일교회 옆길부터 찾는다. 교회부터 예수병원쪽까지 2킬로, 걷기 편한 흙길이다. 능선이라 햇빛도 잘들고 지루하지 않게 작은 구릉(丘陵)도 있어 건강과 한층 행복을 안겨 주던 꽃길같다. 어머니가 자주 걷던 그 오솔길을 걸어본다. 시적 상념에 젖어 본다.

“하늘길로 가신 10년 지나,
어머니 걷던 화산공원에 초록은 무성하고
모퉁이 도는 오솔길마다 비어 아침이 소슬하다.

어머니 앉던 의자, 비어 있는 자리에
꽃이라도 하나 놓아 둘까.
차마 무궁화 하얀 송이 꺽을 수 없어
꽃대만 앞당겨 가까이 대어 본다.

어머니가 머물던 손바닥 같은 꽃밭에
국화꽃 있던 자리 그대로인데
아직 구월이 되려면
장마와 무더위에 구름이 더 다듬어져야 해.
대신 어디서 달개비꽃 한송이
보라빛 이슬맺어 섧게 반긴다.

아까시아 나무 아래 꽃향이 스친다
그 향기 숨을 들으키며 행복해 하던 어머니.
그 자리 내 발이 어느덧 멈추고
몇 번이고 숨을 들이켜 본다.“

전주천(全州川) 따라 화산은 작은 산맥처럼 정겨히 흐른다. 산이라 부르기에 아담해서 공원을 붙여 부른다. 화산공원 아래 전주천 쪽에는 도토리골, 어은골이라는 작은 마을들이 있다. 이름에 어울리게 동화속 마을들처럼 꾸미면 참 좋겠다. 다른쪽 아래 백제대로 가에는 음양조화를 상징하는 유니버스 조각공원과 빙상경기장이 있다. 이 거대한 상징조각들이 왜 관광명소가 되지 않고 있을까. 양반들 눈에 보긴 민망했나?
화산공원은 전주에 오면 꼭 찾아 보는 나에게는 어머니 숨길이 남은 그런 공원이다. 어머니에겐 서신교회에서 예수병원까지 화산공원 산책하던 길은 항상 천국을 생각하면서 걷던 길이었을 것이다. 교회에서 예수까지.

/한봉수
시인, 문학평론가
전북과미래연구소장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0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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