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와 함께하는 삶> 면도날 위를 넘는 집 없는 달팽이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4년 07월 09일
그 너덜너덜 기운 누더기는커녕 헌 짚세기 한 짝도 꿰지 못한 채 벌거벗은 몸으로 길을 나서는 꼬장꼬장한 집 없는 달팽이
어디를 그리 바삐 가시는가 손에 명아주 지팡이라도 하나 쥐어 주랴 오! 묵언수행 중이신가 눈길 한 번 주지 않네
이제껏 넘어 온 산들보다 넘어야 할 산들은 더 가파르고 높다는 듯 온 몸을 구푸리어 거대한 산처럼 하고서 날 선 면도날 위를 털끝 하나 상하지 않게 넘고 있는 저 집 없는 달팽이 태생이 고행이라니
얼어붙은 제 몸을 먼저 녹여 주어야 모든 것을 미끌리게 하는 빙판길처럼 하얀 피를 뿌리어 목숨을 살리는 경주의 이차돈처럼 온 몸의 가시 하나까지 녹여 내여 면도날 푸른 날빛을 오히려 참 폭폭도 하다 질질 흐르게 하고 있지 않은가 집 없는 달팽이가 걸어간 길은 깊은 강물로 출렁인다
오늘은 벼락 맞은 대추나무 지팡이 그의 손에 꼭 들려주고 싶다
/최종만 시인
▲약력 순수문학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주시문인협회, 한국순수문학인협회, 미당문학회, 씨글문학 기획위원 저서 <면도날 위를 넘는 집 없는 달팽이>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4년 07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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