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자전적 에세이> <김동수 자전적 에세이>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4년 11월 11일
아버지 백일기도 드리신다 9.10월 추수가 끝나자 석 달 열흘 밤마다 집을 떠나 마당재를 넘어 교룡산에 올라 바위처럼 산(山)처럼 토굴 속에 앉아 비바람 설한풍이 전신을 감돌아도 오직 하나 당신 염원 정신일도 명당구산(明堂求山) 불길처럼 타올라 어두운 교룡산을 밝혔어라
구렁이도 지나가고 산짐승도 왔다가고 온갖 잡신(雜神) 너울대며 정신혼미 유혹할 때 이 몸 바쳐 제물 되니 명당 발복 내리소서 이 몸 정성 거두시고 김씨 가문 하나 당신 품에 심으소서 눈물 콧물 범벅되어 / 백일기도 끝났을 때 / 느닷없는 뇌성벽력 / 산을 치고 하늘 치며 / 당신 기력 혼절하여 하릴없이 쓰러지니 / 아, 애닯도다 / 그 후 자리 누운 수 십 년 간 / 무당(巫堂) 명의(名醫) 병수발로 가산이 탕진되고 / 멸문지경(滅門之境) 되었다는 / 어머니의 눈물 증언 / 안타깝고 애석코나 / 가문 하나 일으키려 3대 걸쳐 쌓은 공덕 / 일광풍에 무너지니 / 이 아니 억울하고 슬프지 않으리오? 장조카 살리려는 / 집안 어른들 궁리 끝에 / 잃은 정신 되돌리려 / 당신 엄지 불로 태운 / 극약처방 내렸으나 / 병세만 악화시킨 / 아, 어리석은 이 안타까움
의식을 잃은 식물인간 / 평생을 말문 닫고 / 바위처럼 산처럼 어둠 속에 앉았다가 / 55세 일기로 1980년 음 3월7일 / 한 생을 마감하니 / 이 아니 슬프고 슬프지 않으리오. 남은 가산(家産) 추스리어 / 황 풍수(風水) 다시 모셔 / 지성으로 구산(求山)타가 / 천우신조(天佑神助) 감동으로 / 우리 조부 명당 얻어 송동면 물레재에 / 고목발영(枯木發塋) 혈(穴)을 쓰니 / 당신 소원 바람인지 / 공든 탑이 무너지랴 / 우리 형제 사촌 형제 / 대를 이어 공들이니 / 젊은 총생 자라기를 춘삼월의 녹음이요 / 가을 하늘 양명휘(陽明輝)라
아들 조카 앞세우고 / 산을 타며 성묘한다 / 5대 걸쳐 조상 숭모 / 이렇게 이어지니 / “이 명당바람으로 우리 집안에도 / 인물 하나 난다더라” / 설레 설레 앞서가며 /황 풍수 말씀 전한 숙부님의 모습이며
“그저 자손들 불꽃처럼 번성하고 물 묻은 바가지에 깨 들어붙듯 살림 늘게 하여 주옵소서” 주문처럼 비손하던 어릴 적 상할머님 목소리가 아직도 꿈결인 듯 생시인 듯 아련히 들려오는 갈대 허연 성묘길을 이젠 내가 앞서 간다.(1996년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4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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