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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백화점식 전북투자청, 지금 필요한 건 특단의 결단이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4월 23일
전북특별자치도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전북이 진정한 특별자치도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전례 없는 용기와 혁신이 절실하다. 더 이상 느긋하게 남을 따라가서는 답이 없다.

전북연구원이 지난 9일 제안한 ‘전북투자청’ 설립 논의는 표면적으로는 지역경제의 체질을 바꾸고 외부 자본을 유치하겠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진지한 자기 성찰과 근본적 혁신 없이 ‘따라 하기식’으로 흘러갈 위험이 있다,

물론 투자청 설립 취지 자체에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전담 조직을 통해 전략적인 투자 유치 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점은 분명 타당하다. 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설립하고 ‘무엇을’ 하느냐다.

현재 전북투자청이 계획하고 있는 기능은 기업 유치, 외국인 직접투자, 국내외 자본 유입, 유학생 유치, 국제 행사 유치 등 사실상 ‘모든 것’을 포괄한다. 범위만 놓고 보면 종합경제부서나 국제부서에 가까울 정도다. 그러나 전북에는 이미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들이 존재한다. 경제통상진흥원, 테크노파크, 국제협력진흥원, 신용보증재단, 개발공사 등이 그 예다. 이들 기관 간의 명확한 역할 정립 없이 또 다른 거대 조직을 신설하는 것은 예산 낭비이자 행정 비효율의 반복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또 있다. 타 시‧도의 투자 유치 기구들은 설립 취지와 전략이 명확하다. 인공지능, 바이오,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등 특정 산업에 집중해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반면 전북은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겠다’는 식이다. 오히려 모든 걸 하려다 아무것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메가 샌드박스’ 도입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산업 규제뿐만 아니라 교육, 보건, 교통, 인력, 연구개발 등 광범위한 규제를 혁신적으로 완화해 지역에 실험적 자유를 주자는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 한정수(익산4) 의원에 따르면 전북도는 메가 샌드박스 개념조차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의 경우 이미 AI 슈퍼클러스터 메가 샌드박스 추진에 착수한 것과 큰 대조를 보였다. 이는 전북이 국가적 정책 흐름에서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전북의 수출 규모도 현실을 대변한다. 2024년 누계 기준 전북 수출은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13위에 불과하며, 전체 수출의 0.93%에 머물고 있다.

전북의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선택과 집중의 부재, 철학 없는 행정, 그리고 미래 비전에 대한 실천력 부족이다. 기업이 전북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그것은 인프라 때문이 아니라, 제도와 환경, 그리고 비전의 문제다. 전북이 정말 기업을 유치하고 싶다면, 파격적인 인센티브, 자유로운 행정환경, 규제 철폐 등을 통해 기업이 실험할 수 있는 무대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이제는 결단해야 할 때다. 백화점식으로 이것저것 다 하려는 발상을 버리고, 전북만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전북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전북이어서 가능한 일에 집중해야 한다. 투자청은 수단일 뿐이다. 목적은 전북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조직이 아니라, 근본적 문제에 대한 성찰과 특단의 대책이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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