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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폐교를 넘어, 지역공동체를 위한 살아 있는 교육 공간으로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6월 10일
폐교된 학교를 지역 교육의 역사와 기억의 공간으로 되살리는 일은 지역 공동체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의미 있는 시도이다. 지난 9일 부안교육지원청이 폐교된 계화초등학교 일부를 리모델링해 개관한 ‘지음부안학교역사관’은 바로 그런 좋은 사례다. 지음부안학교역사관은 과거의 교육활동 사진, 학교 교명판, 개교·폐교 연혁 등 부안 지역의 교육사를 상징하는 다양한 자료들을 전시한다. ‘지음’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이 공간은 지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세대 간의 소통을 이끄는 울림의 공간이다. 학교가 문을 닫았다는 사실이 곧 지역의 인구 감소와 공동체 해체를 상징하는 현실에서, 이 공간의 재생은 그 자체로 지역 회복의 출발점이다.
하지만 단순히 과거를 회고하고 박제된 기억을 전시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교육의 본질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성장과 변화에 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가 함께 발전하는 것이다. 지음부안학교역사관은 학생과 지역 주민 모두에게 개방되어 단절된 세대 간 소통을 회복하고, 다양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살아 있는 교육 현장’이 되어야 한다.
특히 시골 학교는 과거 주민 삶의 중심지였다. 마을 행사는 물론 회의, 축제, 경로잔치 등 공동체의 일상 대부분이 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만큼 학교가 문을 닫는다는 것은 단지 교문이 닫히는 것이 아니라, 한 마을의 맥이 끊어지는 일과 다름없다. 그렇기에 폐교 공간의 재생은 단순한 건물 리모델링을 넘어, 공동체 재건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옛 교정과 교실이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장소로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기능을 갖춘 복합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나야 하는 이유다.
대표적으로, 강원도 정선군의 ‘고한 18번가 마을호텔 프로젝트’가 주목을 받았다. 이 사업은 폐교된 고한초등학교를 거점으로, 마을 전체를 하나의 호텔처럼 운영했다. 주민들은 각자의 집을 게스트하우스로 개방하고, 빈공간은 갤러리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관광객 유입은 물론 주민의 자긍심 회복과 공동체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처럼 폐교 재생은 단일 공간의 변화에 머물지 않고, 마을 전체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콘텐츠 발굴과 운영이 필수적이다. 지역 청소년을 위한 진로체험 프로그램, 출향인을 위한 정기 행사, 마을 공동체를 위한 문화 활동 등 다양한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맞춤형 콘텐츠가 필요하다. 지역 역사교육과 연계한 학교 현장체험 학습이나 평생학습 프로그램 등도 함께 운영될 경우 파급효과가 커진다. 이는 이동 인구를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생활 인구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아가, 지자체와 교육청이 협력해 이 공간을 지역 통합형 복합문화공간으로 확대 운영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문화, 예술, 복지, 청소년 활동 등이 융합된 복합 커뮤니티 허브는 지역의 활력을 높이고, 주민 간 소통과 연대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간 관리와 콘텐츠 기획, 지역 협력 네트워크를 전담할 전문 운영기구가 필요하다. 지역 주민과 출향인의 의견을 반영한 참여형 운영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음부안학교역사관은 시작이다. 지역 교육의 기억을 담은 공간이 하나둘 다시 살아나고, 사람을 끌어들이며, 지역공동체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다면 지역 재생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전북은 물론 전국 곳곳에 방치된 폐교가 다시금 사람과 이야기가 모이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교육의 기억을 품은 공간이 미래 세대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튼튼한 다리가 되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이어져야 할 때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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