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한림대학교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백옥잠 누에로 만든 '홍잠' 추출물이 암세포 억제와 면역력 강화에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제시됐다.
이번 연구는 선천 면역 세포인 대식세포와 자연살해세포(NK세포)의 증식과 활성을 유도하며, 뇌종양과 혈액암, 췌장암 등의 제거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잠은 견사 단백질이 풍부한 익은누에를 수증기로 찐 뒤 동결건조해 가공한 것으로, 아미노산, 오메가3, 지방산, 폴리페놀 등 유효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연구팀은 홍잠 자체와 초임계 추출 방식으로 얻은 추출물을 통해 선천 면역 시스템의 주요 요소인 대식세포와 NK세포의 증식을 유도했으며, 이들 세포가 암세포 제거에 관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세포 실험 결과, 홍잠 추출물은 NK세포 증식을 7% 증가시켰고, 특히 뇌종양 세포 제거 능력은 3배 이상 높아졌다. 면역력이 저하된 실험용 생쥐에 홍잠을 투여한 결과, B림프구 기능과 혈액 내 면역 단백질이 각각 1.5배, T림프구와 NK세포 증식이 1.3배 늘어나는 등 면역 전반의 활성이 크게 개선됐다.
또한 홍잠 추출물은 대식세포의 생존 기간을 연장시키고,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산화질소(NO) 생성과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억제해 과도한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데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미생물과 바이러스 제거를 위한 식세포 및 음세포 작용이 각각 20배, 5배 이상 증가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자연살해세포의 증식 및 항암 증진 효과를 가지는 홍잠 추출물을 포함한 조성물'(특허출원번호 10-2023-0169360)로 특허 출원됐으며,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임상시험 확대와 함께 홍잠 원료의 표준화 및 자동화 대량생산 체계 구축 등 산업화를 위한 후속 연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변영웅 농촌진흥청 산업곤충과 과장은 "홍잠은 이미 간 질환 예방과 인지기능 개선 등 다양한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며, "앞으로도 효능 검증을 지속하고 이를 토대로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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