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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공존의 길에서 완주와 전주의 미래를 찾자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02일
완주·전주 통합 문제가 지역사회를 흔들고 있다. 통합의 이름 아래 제기되는 여러 주장은 그럴듯하지만, 실상은 주민의 의사와는 거리가 멀다. 지난 시도의 무산 이후에도 통합론이 반복되는 이유는 뚜렷하다. 정치권과 행정 주도의 흐름이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완주·전주 통합을 ‘미완의 과제’로 명명하며 통합특례시 추진 등을 공식화한 것도 그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이 통합 논의가 진정으로 ‘주민을 위한’ 것인가? 현재 통합 논의는 주민의 마음을 얻기보다, 갈등의 불씨만 키우는 형국이다. 행정 효율성과 재정적 이익이라는 명분 아래 제시되는 각종 장밋빛 청사진은, 정작 완주 군민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곧 통합 논의의 기반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역사적으로 완주와 전주는 하나였다. 조선시대 전주부의 배후 지역이자, 농촌경제의 중심이었던 완주는 전주의 중요한 삶의 터전이었다. 그러나 산업화와 행정구역 개편을 거치며 양 지역은 각자의 길을 걸어왔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지역 정체성과 자긍심은 단순한 행정 경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역사적 연대’를 이유로 한 통합 주장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과거가 아닌 현재, 그리고 미래를 기준으로 논의해야 한다.
더구나 정부의 재정 지원, 행정 조직 확대, 광역교통망 개선 등 통합에 따른 각종 혜택은 반드시 통합을 전제로 하지 않아도 추진할 수 있는 사안들이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통합을 목표로 삼기보다, 상생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공동 사업들이다.
무엇보다 행정이 아닌 시민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도와 시, 그리고 일부 단체 주도의 형식적 공론화는 오히려 반감을 조장한다. 주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그 결정권도 주민에게 있어야 한다. 특히 완주는 광활한 농촌지역을 포괄하고 있다. 도시적 시각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층적 요구와 정서를 품고 있다. 이를 무시한 채 통합을 밀어붙이는 것은 일종의 지역적 폭력일 수 있다.
통합이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통합은 하나의 수단일 뿐이며, 궁극적으로는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균형 발전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주와 완주가 각자의 강점을 존중하며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당장 통합을 밀어붙이기보다는 두 지역이 공동으로 꿈꾸는 ‘제3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그 공간은 단순한 행정구역이 아니라, 교육·산업·문화가 어우러진 미래형 도·농상생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이 도시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자연스럽게 통합에 대한 공감대도 확산될 수 있다.
이제 지역사회는 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왜 통합인가, 그리고 누구를 위한 통합인가. 답은 명확하다. 주민이 원하지 않는 통합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행정 편의주의적 접근은 지역 갈등만 심화시킬 뿐이다. 오히려 상생과 공존을 위한 실용적 협력이야말로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가치다.
완주와 전주는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그 이웃이 진정한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 통합이라는 이름에 집착하기보다, 공존의 길에서 새로운 미래를 함께 모색해야 한다. 나아가 상처는 적을수록 좋다. 그것이야말로 완주와 전주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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