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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왜 독재자의 아성에 입주하나?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13일

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이재명이 처음 대통령에 출마했을 때 윤석열과의 한판 싸움은 치열하기 짝이 없었다. 집권당 후보와 야당 후보의 대결은 아무래도 집권당 측이 유리할 것이라는 여론이 잠재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혁명이나 사망 또는 탄핵에 의해서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궐위된 대통령직에 도전하는 대결이라면 여야를 굳이 구분할 필요도 없겠지만 이 때는 문재인 5년 임기의 끝자락이었기에 여당의 프레미엄이 없다고 볼 수는 없었다. 그러나 문재인의 실정(失政)이 거듭된 상태였기에 윤석열의 도전도 거셌다. 흔한 비유로 창과 방패의 한판은 두 사람 모두 선전한 끝에 아슬아슬한 차이로 윤석열의 승리였다.
0.7%는 근소한 표차였지만 그 결과는 어마어마하다. 세계 10위권에 진입한 경제대국의 국정을 거머쥔 것이다. 어떤 대통령이건 처음 당선됐을 때 6개월 정도는 허니문 기간이라고 해서 모든 언론이 크게 비판을 하지 않는 관례를 따른다. 윤석열 역시 정치를 해보지 않았던 문외한에서 갑자기 정권의 맨 꼭대기에 올라갔으니 어리둥절했겠지만 허니문은 그럭저럭 마쳤다. 그 뒤가 문제다. 그러나 정치의 베테랑들은 허니문에 자기가 지향하고자 하는 큰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마무리하여 기반을 닦을 줄 안다. 그런 절차를 끝마치지 못하면 나중에는 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운 압력을 받아야 한다.
윤석열은 초장에 청와대 입주를 거부하고 용산에 대통령실을 만들고 관저까지 이전했다. 청와대는 국민의 관광지로 개방하여 3년 동안에 800만이 다녀갔다고 하니 대단한 인기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집무하면 개미 새끼 한 마리 얼씬거릴 수도 없다. 그 넓은 터에 1천여 명이 근무하며 외곽지역까지 타인의 접근을 엄하게 금지한다. 박근혜 시절에 최순실 사건이 터졌을 때의 보도를 보면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간의 거리가 500m라는 말이 있었다. 대통령이 수시로 불러 지시하고 소통해야 하는 비서들과의 거리가 너무 멀다 보니 전화만이 유일한 매개체였지 않겠나?
청와대를 자유당 때는 경무대(景武臺)라고 불렀다. 이승만이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학생들의 데모를 총으로 막았던 곳이다. 1인 독재를 자행하며 불법으로 사사오입 개헌과 3선개헌을 자행한 총본부 역할을 했다. 그는 결국 186명의 희생자를 내고 4.19혁명에 의해서 경무대를 쫓겨났다. 그 뒤 민주정권이 들어서며 윤보선이 대통령이 되어 이름을 청와대(靑瓦臺)로 바꿨다. 윤보선은 내각책임제 정권에서 모든 국정 권리는 총리가 갖고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에 대해서만 영향력을 가진 힘없는 대통령이었다가 5.16쿠데타로 사퇴했다. 쿠데타로 정권을 거머쥔 박정희는 18년 5개월 동안 재임하며 청와대를 요새화 했다. 그는 3선개헌과 10월 유신 선포를 거듭하며 헌법을 세 차례나 자기 마음대로 뜯어 고친 전무후무한 독재를 자행했다.
그가 자기가 임명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총탄에 희생된 10.26은 한국 정치의 큰 흐름을 뒤바꿔 놓은 대사건이었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정보와 군사력으로 무장한 신군부를 이끈 인물은 전두환이다. 그가 집권 계획을 6개월 동안 진행하면서 소위 3김씨를 손아귀에 쥐고 회유와 이간으로 통합을 방해한 것은 정치인들의 한계를 잘 드러낸 것이었다. 마지막 방법은 광주에서 무지막지한 철권으로 아무 죄도 없는 생령 165명을 죽인 5.18이다. 이로 인하여 한반도는 순식간에 전두환의 손에 들어갔고 정치지도자들은 감옥과 연금(軟禁)으로 정치활동이 금지되었다.
집권자들은 대부분 현실에 안존한다.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구중 궁궐에 한 번 들어가면 다시는 나오고 싶지 않다. 청와대라는 가장 안전한 궁궐은 독재자의 안식처다. 역대 대통령 후보들은 대부분 청와대 밖에 집무실을 두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킨 사람은 공교롭게도 탄핵으로 물러난 윤석열 뿐이다. 이재명은 아예 처음부터 청와대 입성을 선언했기에 약속 불이행은 아니다. 그러나 국민에게 돌려줬던 청와대 관광보다 독재자들의 아성이었던 그 곳에 꼭 들어가야 할 이유라도 있는가? 윤석열정부가 만든 용산 집무실이 싫다면 청와대 이외의 다른 공간을 찾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는가?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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