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자전적 에세이> 교룡산성62. 소정과 <聖女의 손>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7월 21일
1. 둘째 달 김소정이 전주 금평초등학교 4학년 때 일기 두 편
<거울> 우리 집에는 거울이 참 많다. 큰 거울, 작은 거울, 화장대 거울 등 가지각색의 거울이 있다. 내가 잘 보는 거울은 큰 거울이다. 학교 갈 때, 외출 할 때 등, 몸을 단정히 할 때 본다. 앞으로는 언제나 거울을 잘 보고 단정히 하여야 겠다. (1988.11. 27)
<걸음마-동시> 햇볕 따슨 앞마당 / 깨끗이 쓸었어요. 아기가 아장 아장 / 걸음마를 배워요.
걷다가 털석 앉아 / 울까 말까 하는데 민들레 노랑 빛이 / 방긋 웃고 있어요 (1988.11.28)
2. 중학교 시절의 김소정 중 2학년 때부터 매사에 트집을 잡고 심술을 부리던 소정이가 3학년에 들어오면서부 터는 성적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학교와 가정을 거부하고 틈만 나면 가출을 기도하는 소정의 일탈은 우리 내외에게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고통과 눈물을 안겨 주었다. 그런 소정이가 중 3 가을이 되면서부터 안정을 되찾아, 교내 글짓기 백일장에서 <성녀의 손>으로 장원하여 우리를 기쁘게 하였다.
성녀(聖女)의 손 - 교내 백일장 장원 작품(전주 중앙여중 3년) 콧잔등을 타고 흐르는 땀을 닦던 손수건에 무심코 눈을 떨구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꼬깃꼬깃 가방 안에 쑤셔박아 두었던 손수건이 더러운 걸례였는데, 나 몰래 하얗게 단장을 하고 다림질까지 네모 반듯이 되어 어느새 내 손에 쥐어져 있었다. 한 학년 올라와서 소위 학교에서 말하는 문제아와 어울리며 나도 문제아로 변해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멀어져만 가던 어머니의 일그러진 얼굴이 오늘따라 왜 이리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걸까? 한 달 남짓 지났을까? 처음으로 학원비라 속이고 어머니에게 돈을 타냈다. 밤을 새고 공부했다는 나의 말에 측은해하며 꾹꾹 눌러 싸주신 도시락을 친구들에게 던져주고 어머니의 땀 한 방울보다 더 소중한 돈을 뿌리고 다니며 왜 철없는 아이가 됐어야 했을까? 꼬리가 길면 잡힌다는 말이 있다. 학원 시간에 맞춰 길거리에서 시간을 보내다 즐거워라 집 안에 들어갔다. 웬일일까? 어머니께서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얼굴이 발개져서 뭐라 말씀하시려고 웅얼거리셨다. “뭐야, 나 배고파!” - 난 왜 언제나 철딱서니 없는 딸이었을까? 그 날 난 실컷 얻어맞고 아니 반성까지 하고 거기다 약속까지 단단히 하고 이불 속에서 엉엉 울다 잠이 들었다. 몇 시였을까? 마루에선 괘종시계가 희미하게 울고 있었고 가끔씩 개들이 짖는 소리가 들려온다. 부스스 일어났다. 깜깜한 방 안에서 더듬고 더듬어 –눈이 퉁퉁 부어서 – 방 안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마루였다. 희미한 달빛이 가득 차 있어서 마루의 구석구석이 한 눈에 들어왔다. 그 때 쇼파 쪽에서 뭔가 꾸물댔다. 무심코 던진 “집 나갈거야!”란 나의 말에 어머니가 보초를 섰던거였던가! 우리 집안에 시집 오셔서부터 아버지와 같이 직장을 나가시며 떼어 놓은 언니와 내가 늘 가여워 남의 집 아이들 못지않게 잘 대해 주시려고 신경 쓰시던 나의 어머니! 달빛은 따스한 어머니의 손에 머물러 있었다.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갔고 순간 가만히 쓸어본 쭈글쭈글한 살가죽, 갈라지고 군데 찢긴데도 있지만 그래도 나에겐 어떤 성녀 못지않은 성녀의 손이었다. 지금 다시 더러워진, 어머니의 숨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이 손수건을 오늘은 내가 빨리라.(1991년 전주중앙여중 교내 백일장 장원 작품)
3. 책 먹는 미술관· 책으로 書 관장 전주에 본사를 두고 30개의 전국적인 가맹점을 갖고 있는 ‘책 먹는 미술관’과 서울 논현동에 ‘책으로 書 ’ 관장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홍익대 미술대학원 ‘전시기획과’에서 ‘올라퍼 엘리아슨의 기후변화 대응작업 연구’로 석사 학위(2025.2.21)도 받으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중 전북 도내 우수 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전북도 2017 스타 소상공인 공개 오디션’에서 1위를 하여 상금 20,000,000원을 받기도 하였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5년 07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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