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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오직 ‘옳고 그름의 정치’를 기대하며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30일

이택규 본지 편집위원회 부위원장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혼란한 조정 속에서, 한 기방의 익살꾼 하선이 왕의 대역을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처음에 하선에게 그 임무는 그저 시키는 대로 연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역할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하선은 점차 자신의 눈으로 백성을 바라보고, 자신의 가슴으로 그들의 고통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백성의 고통 앞에 분노하고, 부당한 권력에 맞서며, 진짜 왕보다 더 진심으로 백성을 위한 정치를 실천해 나갑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도승지 허균이 있었습니다. 대동법 시행을 두고 조정이 시끄럽던 어느 날, 허균은 하선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정치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를 주고 하나를 얻는 것이오.”
이 말은 정치란 타협의 예술이며, 손익의 계산이고, 현실의 조율이라는 냉혹한 본질을 꿰뚫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선은 그 말 앞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조용히 되묻습니다.
“왜 정치가 이래야 합니까? 왜 백성만 바라보는 정치는 안 되는 겁니까?”
그 질문은 비단 영화 속 대사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정치에 던지고 싶은 물음이기도 합니다.
왜 정치는 언제나 복잡한 계산과 흥정, 타협과 거래로만 이루어져야 할까요?
왜 국민의 삶보다 당의 이익과 선거의 유불리가 우선되어야 합니까?
왜 ‘국민’이라는 말은 선거철에만 진심이어야 합니까?
결국 영화 속 하선은 진짜 ‘왕’처럼 외칩니다.
“땅 열 마지기 가진 이에게는 쌀 열 섬을, 땅 한 마지기 가진 이에게는 쌀 한 섬을 받겠다.”
가장 기본적이고 명료한 정의를, 가장 힘 있는 고관대작들 앞에서 담대하게 외치는 그 모습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당연한 상식을 잊고 살아가고 있었는지?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정치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냉정한 거래가 아닌, 옳고 그름을 따지는 정치.
억울한 눈물을 닦아주고, 고통의 현장에 먼저 다가가는 정치.
때로는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모두가 함께 잘 살아갈 길을 찾는 정치.
정치란 결국 하나를 주고 하나를 얻는 거래가 아니라, 함께 살아갈 길을 만들어 가는 일이어야 합니다.
최근, 전 정권에서 단행되었던 부자 감세를 철회하고, 국민을 향한 조세 정의를 다시 세우겠다고 밝힌 이재명 정부의 정책은 그런 점에서 오래전 하선의 외침을 떠오르게 합니다.
국민의 삶을 가까이 들여다보고, 땀과 눈물의 가치를 이해하는 정치.
우리가 진심으로 열망해 온 정치가 이재명 정부에서 다시 시작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2019년, 우크라이나 제6대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취임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이것만은 압니다. 아이의 눈을 볼 때, 부끄럽지 않게 행동해야 합니다.”
그의 말은 영화 속 하선의 외침과 겹쳐지며, 오늘 우리의 정치에 다시금 질문을 던집니다.
정치는 결국 아이의 눈을 마주했을 때도 떳떳할 수 있는 일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옳고 그름을 바로 세우는 정치.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정치.
우리가 진심으로 원하는 정치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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