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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독자기고

“구급차보다 빠른 구조는 당신의 두 손”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30일

방현비 전주덕진소방서 대응예방과

“살릴 수 있는 시간은 단 4분, 그 자리에 있는 당신만이 해낼 수 있다” 심정지는 아무런 예고 없이 찾아온다. 특별한 전조도, 사전 알림도 없다. 갑작스럽게, 그리고 가차 없이.
누구든, 어떤 상황에서든 쓰러질 수 있다. 그 순간, 가장 중요한 건 단 하나다. 곁에 누가 있었는가. 그리고 그 사람이 무엇을 했는가. 심정지 상황에서 뇌는 4~5분만 산소 공급이 끊겨도 되돌릴 수 없는 손상을 입는다.
그러나 119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평균 8분에서 10분이 걸린다.
그 사이 생명은 조용히 꺼져간다. 이 시간을 지켜낼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그 자리에 있던 ‘당신’이다.
나는 현장 구급대원으로 일하며 수많은 심정지 환자를 만났다.
그중 일부는 극적으로 살아 돌아왔고, 또 일부는 끝내 숨을 돌이키지 못했다.
이 둘을 나눈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현장에 먼저 도착한 누군가가 가슴을 눌렀는가, 눌러주지 않았는가. 그 작인 차이로 결과는 극명하게 나뉜다. 하트세이버라는 상이 있다. 심정지 환자를 소생시킨 구급대원에게 주는 영예다. 나는 지금까지 이 하트세이버를 7차례 받았지만 중요한 건 이 상의 주인공이 내가 아니라는 점이다.
환자 곁에서 처음으로 손을 얹어준 시민. 그 사람이 있었기에 구조가 가능했다. 실제로 목격자가 심폐소생술을 시도한 경우, 생존율은 2배 이상 높아진다. 가슴을 누른다는 단순한 행동 하나가 사람을 살리고, 생명을 이어준다. 의료 장비도, 전문 기술도 필요 없다. 필요한 건 단 하나, 손을 얹는 용기다.
심폐소생술은 어렵지 않다. 가슴 중앙을 두 손으로 강하게, 빠르게, 반복해서 눌러주는 것. 119에 전화하면 실시간으로 안내도 받을 수 있다. 지금이라도 당장, 누구든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망설인다. “괜히 건드렸다가 더 나빠지면 어쩌지?”, “혹시 내가 책임지게 되진 않을까?”그 생각들이 사람을 멈춰 세운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심장이 멈춘 사람에게 더 나빠질 일은 없다. 이미 호흡도 없고, 맥도 없다. 하지만 가슴을 누르면, 살아날 수 있다.
길거리 한복판에서, 식당에서, 체육관에서, 심지어 학교 운동장에서도 사람들은 갑자기 쓰러진다. 그리고 대부분 그 곁엔 누군가가 있었다.
그 누군가가 움직였느냐, 머뭇거렸느냐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달라진다. 내가 구조했던 사람들 중엔 10대도 있었고, 80대 노인도 있었다.
모두가 예외 없이 갑작스러웠고, 모두가 결정적인 첫 1분이 생사를 갈랐다. 그만큼 한 사람의 행동이 누군가의 인생 전체를 바꿀 수 있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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